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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트럼프 복귀에 '금 랠리' 끝?…3년 만에 최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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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지난주 4.6% 하락

트럼프 트레이드 차익 실현 욕구

연준 금리 경로 불활실성도 발목

"금 투자 이탈 자금, 비트코인·테슬라로"

"추가 금리 기대감 등 여전히 유효…랠리 지속" 전망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올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이 지난해 급락하며 3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투자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진 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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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국제 금값은 4.6% 하락했다. 3년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 폭이다.

금값은 작년 말 온스 당 2071달러대에서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지난달 30일 2800선으로 고점을 찍었다. 연초와 비교해 35% 급등한 수준이다. 금값은 지난 5일 미 대선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15일 2561달러까지 미끌어졌다. 미국 대선 다음날 3.1%나 폭락한 것을 비롯해 이달에만 7%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자 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면서 기대치를 재설정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와 보편적 관세 부과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달러 강세는 심화되는 양상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수요가 줄며 가격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인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금 상장지수펀드에서 6억달러(약 8400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주간 기준 가장 큰 유출 규모다.

시장 일각에선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가상자산과 주식시장에서도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금 시장의 투기성 자금이 이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 정제업체 MKS 팸프의 니키 실스 리서치 책임자는 “비트코인과 테슬라 등 트럼프 관련 주식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금이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한 뒤 지금은 덜 강한 추세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과 의회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모두 사라진 것도 자금시장에서 불확실성 요인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금값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분석가들은 달러화 급등이 금 수요를 억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중앙은행들은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694톤(t)을 매입하며 금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외환 연구 책임자는 트럼프의 정책이 중국 위안화와 같은 신흥시장 통화 약세를 초래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많은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를 사용해 자본 유출로부터 통화를 방어하고 과도한 약세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달 들어 나타난 매도세에도 금값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투자은행 팬무어 리베룸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등 금값을 끌어올리 테마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에도 이 모든 것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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