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신개념 무인점포 'AI브랜치'를 18일 오픈한다. 주말 서울 중구 디지로그브랜치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서 직원들이 AI은행원이 도입된 스마트창구의 기능을 점검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I 은행원님, 제가 돈을 좀 모아보려고 하는데요”
지난 15일 오픈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신한 'AI 브랜치(Branch)'를 방문해 입구 AI 은행원에게 말을 걸었다. AI 기술은 이제 은행 번호표 발행기에도 꼼꼼하게 도입된다. 일부러 '적금'이라는 단어를 배제하고 얘기했지만, AI가 고객 방문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해 안내를 시작했다. 은행원이 고객을 응대하며 대신 번호표를 뽑아주던 풍경도 이제 머지않아 옛말이 될 전망이다.
이달 18일부터 서울 중구에 취한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는 국내 금융권 최초 'AI 무인 영업점'으로 탈바꿈한다. 개별 키오스크 형태로 도입을 늘려가던 AI 은행원을 한 영업점에 전면 배치한 형태다.
AI 브랜치는 실제 신한은행 창구에서 근무 중인 '굿서비스 우수직원'을 모델로 한 AI 은행원이 고객을 맞이한다. 만들어진 AI 휴먼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고객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각 영업점 근무 직원을 기반으로 AI 행원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기존 영업점을 이용하던 고객들도 익숙한 모습에 친근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브랜치는 예적금 신규, 증명서 발급, 통장 거래내역 출력, 인터넷뱅킹 신규 등 입출금 창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업무를 '셀프뱅킹(Self banking)' 형태로 처리할 수 있다. 고객 신분증을 읽어내는 스캐너가 탑재돼 있고, 손바닥 정맥인증을 포함해 계좌 비밀번호, ARS 인증 등 2채널 인증을 통해 보안 안전성도 높였다.
신한 AI 창구는 음성 인식 수준이 매우 높다. 키오스크 내장 마이크 이외에 단일 지향성 마이크를 추가로 부착해 주변 소음에도 강하도록 개선됐다. 마이크가 시각적으로 드러나야 고객의 심리적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다는 현장 의견도 반영됐다. 수음 영역이 뚜렷하므로 고객이 조용히 원하는 바를 얘기할 수 있고, 불필요한 프라이버시 노출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우대 상품을 알려주세요'라는 문의에 AI 행원은 '신한 마이플러스 정기예금'과 '신한 쏠편한 정기예금'을 추천했다. 신한은 오픈소스를 근간으로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구축하고, 여기에 현장 노하우를 비롯해 자체 개발한 금융 데이터셋을 학습시켰다. 이는 AI 브랜치가 기존 은행망을 쓰는 구역과 AI 행원의 영역을 물리적으로도 망분리했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AI 브랜치 핵심 경쟁력은 '환전' 서비스다. 환전은 업무 특성 상 고객이 반드시 '은행 영업시간'에 직접 방문해 수령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AI 브랜치에서는 휴일이나 늦은 시간까지 AI행원과 연계된 외화 입출금기 등을 통해 환전한 외화 현금을 수령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AI 은행원에 익숙치 않은 고객들을 위해 AI브랜치에도 당분간 사람 은행원 역시 함께 배치할 계획이다. AI브랜치는 우선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점진 운영 시간을 확대한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