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보유 비중 '연중 최저'…반등 계기 마련되나

'트럼프 리스크' 우려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주식 비중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제(15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637조 4,877억 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1,973조 5,130억 원)의 32.3%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연초 32.7% 수준이던 외국인 시총 비중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 7월 36%대까지 늘었지만, 다시 점차 줄면서 8월 34%대, 9월 33%대, 지난달 말 32%대로 내려앉은 뒤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8,770억 원 순매도했는데, 4일과 7일 이틀을 제외하고 매도세가 거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수출 중심의 한국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어서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걸로 분석됩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을 폐기할 수 있다는 관측에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도 있습니다.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특히 삼성전자에 집중됐습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 7,410억 원 순매도했고, 삼성SDI(3,380억 원), 현대차(2,460억 원), 하나금융지주(730억 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대거 팔면서 지난 14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율은 51.72%로 지난해 4월 25일(51.68%)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종가 4만 9,900원으로 4년 5개월 만에 4만 원대로 내려섰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코스피가 과매도 구간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서만 5.4% 떨어져 낙폭이 컸던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단 겁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그제(15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주가가 추가 반등 동력을 얻으면 코스피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순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덕현 기자 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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