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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뉴질랜드 럭비팀도 춘 '하카', 이번엔 의회에서…법안 항의 표시(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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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극우, 1840년 체결된 '와이탕이 조약'에 "차별적" 주장

법안 통과 시 "마오리족 토지·문화 보존 노력 사라질 것" 우려

뉴스1

마오리족 전통 춤 '하카' 시작하는 하나-라휘티 마이키-클라크 의원 <출처=엑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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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뉴질랜드 의회에서 마오리족 의원들이 법안에 항의하기 위해 '하카' 공연에 나섰다.

ABC뉴스에 따르면 마오리당 의원은 14일(현지시간) 회의가 진행되던 도중 '정당 대표들이 어떻게 투표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마오리족의 전통춤인 하카를 추기 시작했다.

마이피-클라크는 항의의 표시로 구호를 외치며 법안 사본을 찢었다. 마오리당 이외에도 녹색당과 노동당 의원들을 포함해 참석한 의원의 절반가량이 하카에 동참했다.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일반인들도 호응하며 회의장에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게리 브라운리 하원의장은 하카가 시작되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브라운리 의장은 잠시 정회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정돈하도록 요청했다. 마이피-클라크 의원에게는 정직 1일 처분이 내려졌다.

하카는 마오리족의 의식 무용 중 하나로, 전쟁터에서 전사들이 자신들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춘다. 기합과 함께 눈을 부릅뜨고 무서운 표정을 짓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이 경기 시작 전 하카 공연을 하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문제가 된 법안에는 1840년 영국 왕실과 마오리족 추장들 간 체결된 와이탕이 조약을 재해석하는 내용이 담겼다. 와이탕이 조약은 영국이 마오리족을 통치하는 대가로 마오리족에게 일정한 토지와 문화적 권리를 보장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익 ACT당의 데이비드 시모어 대표를 중심으로 현행법안이 다른 뉴질랜드인에게 차별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모어는 "족보에 따라 시민들에게 다른 권리를 부여하는 게 좋은 생각이냐"며 "전 세계 어디에서 이러한 접근이 성공한 적 있냐"고 반문했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해당 법안이 마오리족에게 부여된 전용 토지나 문화 보존 노력을 없애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오리족 옹호 단체 '투게더 포 테 티리티'는 해당 법안이 "정치인과 기업들이 우리 공동체에 더 큰 통제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비판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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