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다이빙(戴兵) 신임 주한 중국대사 내정, 韓 홀대? 중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수근 (사)한중글로벌협회 및 한중우호연합총회 회장 온라인 기고
中 화동사범대학교 특별초빙교수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우수근 한중우호연합총회 회장


중국 당국이 주유엔 중국대표부의 다이빙(戴兵) 중국 대사를 차기 주한중국 대사로 내정한 것을 두고 한중 양측 간 서로 다른 해석이 있는 것 같다.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중량감있는 인사를 차기 주중 한국 대사로 내정한 한국 측으로서는, 한반도 전문가도 아니고 한국어도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사를 주한 중국 대사로 내정한 중국 정부에 대해 일종의 헛헛함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중국 현지 지인들의 반응을 보면, 중국의 입장은 우리의 추측과는 꽤 다른 것 같다. 이번에 중국도 주한 중국 대사 내정에 큰 비중을 두고 적잖이 부심하였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중국 외교부에서도 촉망받는 핵심 자리의 하나로써, 중국 외교에서 비중이 매우 높은 주유엔 중국 대표부의 대사를 한국의 차기 대사로 보내기로 한 것은 그 만큼 한국을 중시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다이빙 대사와 그 전의 주한 중국 대사들의 직급과 위상 등을 비교해 보면 중국 측의 설명이 틀리지는 않는 것 같다. 다이빙 대사 내정자 이전에는 부국장급에서 국장급으로 막 승진한, 혹은 비중이 그리 크다고는 하기 힘든 제3국의 대사 등을 역임한 인사 등이 주한 중국 대사로 임명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에 비해 다이빙 내정자는, 현재 이미 고참 국장급에서 차관보급이며 그것도 주유엔 대표부의 현직 대사라는 비중있고 중요한 직위에 있는 베테랑중의 베테랑 외교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한중 관계 복원이 진행중인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왜 한반도 전문가를 보내지 않고 비(非)한반도 전문가를 보내려 하는 것일까? 이는 아마도 지금 시기에 한국의 대사로 내보낼 만큼 뛰어난 로컬 및 글로벌 정무 감각, 한국어 능력, 고참 국장급 이상의 직위 등등, '고난도 내정 요건'이 충족되기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현재의 중국 외교부는 한국어도 가능한 한반도 전문가의 양성에도 적잖이 비중을 두고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이로 인해 현재 중국의 젊은 외교관들은 한국에서 유학도 해 한국어도 잘 할 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 등 제반분야 사정 등에 대해 잘 알지만 어느 정도 연령대의 고참 외교관들의 상황은 반드시 그렇지 만도 않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전임 싱하이밍 대사보다 직급이 더 높고 또 다양한 외교 경험 풍부하고 글로벌 사회 전반에 대한 식견이 높은 외교관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결국 다이빙 대사를 적임자로 발탁하게 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볼 때, 차기 주한 중국 대사로서 다이빙 주유엔 중국 대표부 대사를 전격 내정한 것은, 한중 관계 개선에 나서려는 우리 측의 시그널에 화답하는 중국 측의 긍정적 시그널이라 판단된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상대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왈가왈부하기보다는, 그 에너지를 한중 관계 개선 등에 더 적극 사용하도록 하자.

한중 양국에 곧 부임할 새로운 대사들과 더불어 '가깝지만 멀게 된' 비상식적 한중 관계를 '가깝기에 더 가까운' 상식적인 관계로 만들기 위해 양측이 더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데 더 주력해 나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정리=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