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감소해 신체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고혈압·심근증·심근경색·판막질환 등 여러 심혈관 질환의 최종 합병증으로 나타난다. 인구 고령화로 심부전 환자는 해마다 지속해서 증가한다. 심부전 치료의 핵심 목표는 증상 악화로 인한 입원을 막아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심지영 교수와 함께 심부전 증상 악화의 특징과 관리법에 대해 짚어본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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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1. 다리 부종이나 소화불량도 심부전의 증상일 수 있다
O 의외로 보이지만 사실이다. 심부전의 주요 증상으로는 ▲숨을 가쁘게 쉬고 똑바로 누웠을 때 숨이 차거나 자다가 숨이 차서 깨는 등의 호흡곤란 증상부터 ▲발목이 자주 붓고 눈 주위가 붓는 부종 ▲쉽게 피로하며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 되는 등 다양하다. 이런 증상으로 인해 걷기, 계단 오르기, 장보기 같은 일상적인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호흡곤란, 부종, 피로감, 소화 불량 등 심부전 증상은 노화로 인한 증상으로 생각하거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심부전 진단이 늦어진다. 평소 심부전 증상을 인지하고 증상이 있으면 심장내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Check 2. 심부전은 증상 악화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O 심부전 악화는 기존에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서 증상 및 징후가 호전됐다가 다시 나타나거나 심해져 치료 강화가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심부전은 사실상 완치가 어렵고 증상 악화로 인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 2명 중 1명은 퇴원 후 한 달 이내에 악화로 재입원한다는 보고가 있다.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재입원은 결국에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가 최근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나 심부전 증상 악화를 경험하면, 이전에 심부전으로 입원한 적이 없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의 외래 환자보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계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4배가량 높아진다. 또 입원은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경제적 부담을 야기한다.
Check 3. 심부전 증상 악화를 경험하면 더 이상 약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
X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는 네 가지 1차 표준치료제 및 이뇨제로 치료를 시작한다. 그런데 가이드라인 기반의 네 가지 1차 약물치료에도 심부전 증상 악화를 경험하는 환자가 있다. 또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저혈압, 신 기능 저하 등의 의학적인 문제, 약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는 의료진의 관성 등으로 일부 1차 표준치료제에 대해 목표 용량까지 증량한 환자가 5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치료에도 불구하고 악화가 발생한 환자는 2차 약물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대한심부전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표준치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 증상이 지속하거나 악화하는 환자에서 베리시구앗, 이바브라딘, 디곡신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이 중 가장 최근에 나온 심부전 증상 악화 치료제인 베리시구앗은 지난 해 9월부터 국내에서 요양급여가 적용돼 심부전 악화 환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1차 표준치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 악화를 경험한 환자 대상의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첫 입원의 위험성을 위약 대비 약 10%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Check 4. 심부전 악화 환자는 무조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X 이제는 아니다. 과거에는 심부전 환자에서 증상이 악화하면 입원해 정맥주사를 이용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 심부전 악화 관리를 하는 사례가 늘었다. 지난해 유럽심장학회 심부전협회에서는 외래 환자의 심부전 악화 사건 예방을 강조하며 베리시구앗을 네 가지 표준치료제에 추가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정맥 내 이뇨제를 사용하는 외래 환자는 베리시구앗을 사용해 입원하지 않고도 주기적으로 내원하면서 치료를 이어 나갈 수 있다. 심 교수는 “심부전 악화를 경험한 환자의 7명 중 1명은 표준치료에도 악화 위험이 높아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절실했다”며 “베리시구앗은 ‘심부전 악화=입원’이란 공식을 깨고 심부전 증상 악화 환자가 외래에서도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매우 희망적인 치료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Check 5. 고령 심부전 환자는 1차 표준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O 그렇다. 심부전은 고령층에 주로 발병하는데, 이미 고혈압·당뇨병 등 동반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의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 고령인 경우 내약성이 떨어져 네 가지 1차 표준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고령 환자는 약물치료 때 담당 의료진과 복용 중인 약에 대해 상담하고 내약성이 좋으면서 약물 상호작용이 확인된 약을 선택해 복용해야 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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