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초등학교 교실에 흰머리 만학도들이 가득합니다.
주름진 손이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 내용을 받아 적습니다.
[박래순 / 증산초등학교 1학년 : 글자도 이 시내 나가도 간판부터도 몰랐었거든요. 몰랐었는데, 간판도 볼 수 있고, 병원도 찾아갈 수 있고, 약국에도 갈 수 있고 이러니까 너무 행복하고….]
어르신들이 이 학교에 입학한 건 지난 5월입니다.
학생 수가 줄어 분교로 바뀐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학교에 다닌 적 없는 노인들을 찾아다녔고, 15명이 새로 입학해 배움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학생 수도 교직원보다 많아지면서 분교도 막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시작된 학업의 꿈은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교육청이 어르신들의 입학과 상관없이 분교 전환을 강행하기로 한 겁니다.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 어르신들은 정식 학생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교육청의 입장이었습니다.
또, 분교로 바뀌더라도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불이익은 없을 거라며, 어르신들도 평생교육원 등에서 계속 교육받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교육청 해명과 달리, 분교로 바뀌면 보건교사나 영양교사가 배치되지 않는 등 피해가 크다는 겁니다.
특히, 만학도 어르신들은 사실상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되고, 학교는 결국 폐교될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김창국 / 증산면 이장협의회장 : 약 96년의 전통을 가졌고, 유일하게 하나 남은 초등학교인데, 이 학교가 없으면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이 귀농, 귀촌할 수 없고….]
행정절차를 모두 마친 교육청은 도의회 의결을 거쳐 증산초의 분교 전환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주민들은 행정소송을 준비하면서 교육청을 상대로 규탄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VJㅣ윤예온
디자인ㅣ백승민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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