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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철희 "탄핵의 문 열어버린 尹, 문 지키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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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담화로 '탄핵의 문' 열쇠 직접 열어

탄핵 '실드' 치고 있는 與…현재 소추 어려워

尹 정부 국정 혼선, 박근혜 때보다 심해

탄핵, 정치권 앞장서면 盧 때처럼 역풍 우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광일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 대담 :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오늘 1부 인터뷰 스페셜 월간입니다. 아주 특별한 손님을 저희가 초대했습니다. 최근에 탄핵을 주제로 책을 내셨어요. 탄핵 예전에 사실 좀 금기시된 키워드였는데 요새는 이쪽이나 저쪽이나 공공연하게 언급이 많이 되고 있죠. 대학에서는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고 제1야당에서 탄핵, 두 글자는 내세우지는 않지만 사실상 탄핵을 암시하면서 매주 장외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책의 작가는 이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요? 신간 탄핵의 정치학 저자,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철희> 안녕하세요.

◇ 김광일> 사실은 이 책 얘기하기 전에 그 자리보다 이 진행자석이 더 어울리는 아니세요? (웃음)

◆ 이철희> 전 여기가 좋습니다. (웃음)

◇ 김광일> 우리 주말 뉴스쇼 진행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저는 너무 즐겨보고 있고요. 그런데 저는 몰랐습니다. 이 책을 내셨어요. 이런 되게 뭐랄까요? 무시무시한 책을 내셨어요.

◆ 이철희> 제목이 좀 세죠.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김광일> 하고 부제로.

◆ 이철희> 부제가 탄핵의 정치학이죠.

◇ 김광일> 탄핵의 정치학. 탄핵하자는 겁니까?

◆ 이철희> 아니, 그런 주장을 담지는 않았고요. 제가 우리가 대통령을 두 번 탄핵했거든요. 국회에서.

◇ 김광일> 탄핵 소추를.

◆ 이철희> 두 번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할 때는 제가 국회의원이었고 제가 가부 표결에 참여했던 사람이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국회 스텝으로 그 현장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어찌 보면 두 탄핵 사례 다 제가 국회에 몸을 담고 있을 때 직접 제가 목도한 일이라 좀 남다른 감회가 있고요. 특히 저는 제가 지지했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탄핵 당하는 걸 보고 이렇게 해도 되나,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저렇게 무도하게 국회의원들이 쫓아내도 되나라는 문제의식이 있어서 그런 게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저는 조금 주저했어요. 과연 이게 맞을까. 이 방식밖에 없을까. 이 위기를 조금 더 다른 제도적 개선으로 승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던 사람 중에 하나인데.

당시에는 국민들이 워낙 거세게 연 인원 한 1700만 명이 광장에 나와서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쳤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했던 기억이 생생해서 뒤늦게 제가 박사 논문을 썼는데요.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하고 시간이 많아져서 논문을 썼는데 하나는 왜 성공하고 하나는 왜 실패했을까. 그 원인을 좀 찾아보자. 다른 나라는 어땠을까? 남미 같은 경우는 탄핵 사례가 굉장히 많이 있으니 그래서 그거 비교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논문 쓰고 이렇게 일찍 또 탄핵 국면이 도래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 김광일> 글을 쓸 때는 지금 현 상황 세태랑은 크게 연관 지을 생각이 없었던 거예요. 그러면?

◆ 이철희> 지금 이 상황이 연출될 걸로 제가 짐작을 했다면 돗자리 깔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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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일> 그렇다면 어쨌든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왔는데 왔는데 만약에 지금 국회의원이시라고 한다면 그리고 탄핵이 정말 진지하게 논의가 된다고 한다면 가부 표결을 어떻게 지을까요?

◆ 이철희> 지금 가부를 얘기하기는 좀 이른 것 같고 비유를 하자면 이런 것 같아요. 탄핵의 문이 있다고 치면 이 문은 안에서 잠그게 돼 있거든요.

◇ 김광일> 안에서.

◆ 이철희> 안에는 누가 있냐면 대통령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안에서 문을 주로 열어줘야 탄핵의 문이 열리는데 제가 볼 때는 대통령이 담화와 기자회견을 하면서 탄핵의 문의 열쇠는 연 것 같아요. 문은 열은 것 같아요. 실제로 문을 열고 국민들이 들어올 거냐. 이거는 또 다른 문제이긴 한데 그 문을 열심히 지금 여당이 지키고 있는 형국입니다.

◇ 김광일> 대통령이 문을 열었다…라는 거는.

◆ 이철희> 열쇠를 딴 거죠. 안에서. 문을 열 수 있게끔.

◇ 김광일> 밖에서 들어오게끔.

◆ 이철희> 들어올 수 있게끔 문은 열었는데 여당은 못 들어가게 지금 막고 있는 거고 야당의 일부는 공공연하게 들어가겠다고 하는 거고 국민들도 상당수는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닌가. 저 문을 탄핵의 문을 열고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고 또 많은 분들은 아직은 좀 모르겠다. 조금 더 보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 김광일> 주저하고 있다.

◆ 이철희> 저는 책을 낸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탄핵되고 어떻게 하면 안 되더라는 입장을 정리를 한 사람이라 지금 상황을 할까 말까 지금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이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

◇ 김광일> 그러니까 탄핵을 한다고 그러면 보통 이렇게 있잖아요. 국회에서 소추를 하려면 그러니까 의원들이 3분의 1 동의를 해야 되는 부분이 있고 이게 나중에 헌법재판소에 갔을 때 그게 뭐라고 하죠? 인용이 돼야 되는 거고 이 과정에 어떤 국민 여론들이 필요한 것, 있어야 되는.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나 이런 걸 봤을 때 그런 과정에 있었던 건데 일단 의원들 사이에서 지금 투표를 했을 때 3분의 2가 안 될 것 같다라고 보시는 거군요.

◆ 이철희> 현재로서는 안 되죠. 그러니까 탄핵 이론을 쓴 학자들 얘기해 보면 우리가 실드 친다고 그러잖아요. 그 실드라는 단어를 써요. 그러니까 의회에서 실드 칠 수 있다. 그러니까 의회에서 의석으로 탄핵 수순을 막을 수 있잖아요.

◇ 김광일> 그게 정치학 용어로 있는 거예요? 실드가.

◆ 이철희> 의회의 실드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다음에 헌재에서 실드 칠 수 있죠. 헌재에서 이거는 기각해버리면 실드가 되는 거고. 그다음에 학자들은 그 용어를 안 쓰기는 합니다만 제가 볼 때는 국민적 실드가 있는 거죠. 국민들이 이건 안 된다라고 하면 노무현 탄핵 때처럼 역풍이 불어서 총선에서 탄핵을 주도했던 세력이 폭망하는 경우가 생기고 국민이 이거 무슨 소리냐 이건 해야 된다라고 하면 박근혜 대통령 때처럼 탄핵이 헌재가 가결될 정도의 강한 압박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거라 이 3개의 실드를 놓고 보시면 좀 이해하기가 쉽죠.

◇ 김광일> 그 3개의 실드가 하나씩 좀 보자면 그러면 이를테면 국민의힘에서 실드를 지금 치고 있기 때문에 이걸 지금 시점에서는 넘기기 어려울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이철희> 실드가 방패잖아요. 이 방패가 깨지지 않는 이상은 200석을 못 만드니까 탄핵 소추가 안 되죠.

◇ 김광일> 박근혜 전 대통령 시기 때는 그때 김무성 대표나 등등등 해서 이탈표가 상당히 나왔었던 거잖아요.

◆ 이철희> 많았죠.

◇ 김광일> 지금은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다.

◆ 이철희> 그때에 비하면, 여당 의석이 지금에 비하면 그때 여당 의석이 훨씬 많았거든요. 그런데도 탄핵이 됐다는 거는 여당이 분열이 됐다는 거예요. 그래서 탄핵을 다루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 중에 하나는 여권 또는 여당이 분열되지 않는 이상 탄핵은 어렵다. 이 분열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그 세력 간에 치열한 무슨 권력투쟁을 하든지 아니면 국민적 압박 때문에 도저히 못 버티겠다라고 하든지 이런 외부적인 힘이 있어야 되는 거죠. 지금은 내분은 지금 뉴스를 보다시피 좀 진정이 되는 것 같고 일시적일지 계속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 같고 국민적 압박은 조금 올라오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가 2016년 촛불 때에 비춰 보면 아직까지 그 정도 열기까지는 안 가 있는 것 같고.

◇ 김광일> 어떤 점에서 그 차이가 있다고 보세요? 2016년과.

◆ 이철희> 그때는 정말 노도와 같은 파도가 막 몰아치듯이, 쓰나미처럼 몰아치듯이 국민들이 탄핵을 외쳤잖아요. 촛불 들고 그래서 연 인원 1700만 명이 모였다는 거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건 안 되겠다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거든요.

◇ 김광일> 그런데 그때도 연 인원 나중에 20차 다 합쳤을 때 1700만이지 처음 시작은 5만 명, 30만 명 이런 단계였잖아요. 지금 그 시작 단계와 지금의 단계에도 차이가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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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과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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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희> 그거는 차이를 말할 수 없죠. 어떻게 시작하느냐는 정식화된 게 없기 때문에 지금 탄핵을 해야 된다라고 보시는 분들은 탄핵의 에너지를 계속 응축하고 있는 거고 그게 어느 선까지 응축이 되고 폭발할지는 지켜봐야 될 사안이지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죠.

◇ 김광일> 또 하나, 법적으로 헌법재판소가 헌법과 법률에 중대한 위반을 했다거나 그걸 지킬 만한 의사가 없어 보인다거나 이런 판단이 헌법재판소에서 이루어져야 될 텐데 지금 윤석열 정부의 어떤 하고 있는 모습들을 헌법재판소가 판단을 하게 됐을 때 이거를 뭐죠? 인용할 정도로 되어 있지 않다고 보시는 거예요?

◆ 이철희> 그걸 탄핵 사유라고 하는데요. 탄핵 사유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중대하냐. 헌법과 법 위반이 중대하냐. 그러니까 자리에서 쫓아낼 정도로 중대한 위반을 했느냐를 헌재가 판단을 해야 되거든요. 굉장히 어려운 문제예요. 헌재가 두 번의 탄핵심판에서 기준을 나름대로 제시를 하긴 했는데 그것도 약간 추상적이긴 합니다만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이 자리에 두는 것보다는 그 자리에서 파면했을 때 생기는 이득이 더 크다. 그런데 임기가 정해진 대통령을 쫓아냈을 때는 손해도 있잖아요. 피해도 있잖아요.

◇ 김광일> 크죠.

◆ 이철희> 국민들이 뽑은 거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쫓아내려면 그보다 더 큰 이익이 있어야 된다라는 얘기거든요. 헌법적인 이익이 있어야 된다는 얘기인데 이걸 계량하고 가늠하는 거는 헌재의 몫이에요. 그러니까 이건 누구도 말하기 어려운데 헌법 사유로 보면 지금 헌재 재판관들이 어떻게 볼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과거의 판결문의 기준에 보면 아직 이런 의문, 최종 결론은 아닐 겁니다. 진행 중에 있으니까. 아직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고 분위기상으로 보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도로 보면 탄핵하냐 마냐를 떠나서 지금 국정의 혼선이나 혼란이라는 걸 체감하는 국민 정서로 놓고 보면 박근혜 대통령 때보다 조금 더 심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은 듭니다.

◇ 김광일> 탄핵을 민주당에서 혹은 야권에서 추진하거나 아니면 이걸 적극적으로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하는 말이 뭐냐면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에 탄핵을 실제로 한 번 시행이 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탄핵이라고 하는 국민적인 어떤 역치가 많이 올라갔다. 지금은 그때 같은 수준으로 보면 탄핵이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들 진단을 많이 하는데 거기에도 동의를 하십니까?

◆ 이철희> 그분들의 판단을 제가 동의한다고 말하기는 좀 어렵고요. 이거는 이렇게 막 체크 포인트가 있어서 이건 몇 점, 이건 몇 점 이렇게 해서 정리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야말로 이게 우리는 헌재가 하게 돼 있습니다만 탄핵이라는 건 헌법에 명시돼 있는 처음에 탄핵 제도가 생겨났을 때부터 미국 헌법의 탄핵 제도가 들어가는 과정을 보면 탄핵은 정치적 과정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푸는 해법이지 사법적 심판이 아니라는 거, 형사처벌이 아니라는 게 명료하게 정리가 돼 있거든요.

◇ 김광일> 취지는.

◆ 이철희> 그러니까 대통령이 탄핵된다고 해서 형사처벌 되거나 안 되거나를 전제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보면 이거는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판단하는 건데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박근혜 대통령의 차이가 뭐냐. 하나는 왜 실패하고 하나는 왜 성공했냐 하면 단순하게 보면 이렇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국회의원들, 정당들이 주도를 했어요. 특히 대선에서 진 정당들이 주도해서 엎으려고 그랬어요. 대선 끝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대선 불복 아니야? 국민들의 선거, 국민들이 만들어 선거 결과를 의원들이 뒤집으려고 하네. 그래서 의회 쿠데타 아니야? 이런 생각을 많이 가졌다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역풍이 불었던 거고요. 박근혜 탄핵은 왜 성공했냐 하면 당시에 제가 야권에 몸담고 있었는데 그때는 국민들한테 욕을 엄청 먹었어. 너희들 도대체 뭐하냐? 탄핵해야지 왜 그러고 있냐? 욕을 먹을 정도로 국회의원들이나 야권의 정당들은 주저주저했어요.

◇ 김광일> 뒤에 머물러 있었죠.

◆ 이철희> 그 정당들이 왜냐하면 노무현 탄핵 당했을 때 여당이었기 때문에 그분들도 트라우마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굉장히 조심스러웠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요구를 하니까 뒤따라가는 형국이거든요. 그러니까 정치 세력이 앞장서 가느냐 뒤따라가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그래서 지금 우리 정당들도 민주당은 조심할 거예요.

◇ 김광일> 일부러 전략적으로라도.

◆ 이철희> 국민들이 이거 하자고 해야 하는 거지 정치권이 먼저 끌고 가버리면 노무현 탄핵 사례처럼 강한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고 조심스럽죠.

◇ 김광일> 그런데 한 가지 민주당이, 그러니까 저는 그동안은 그렇게 전략적으로 좀 뒤에서 따라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최근에 보이는 모습들은 집회를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혹은 이건 민주당 차원은 아닙니다만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같은 경우에는 버스나 항공기까지 대절해 줄 정도로 뭔가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데.

◆ 이철희> 일부에서는 그럴 수 있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절에도 탄핵을 아마 정치인 중에 가장 먼저 언급하신 분이 지금.

◇ 김광일>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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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희> 당대표는 이재명 대표였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주도하는 입장이 아닌 약간 옆에 서 있는, 한 발 옆에 떨어지는 사람들은 조금 더 과감하게 주장할 수 있죠. 지금 조국혁신당이 얘기하는 것처럼. 그러나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책임정당, 곧 집권할지도 모르는 정당의 대표로서는 그렇게 막 주장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있어서 일부가 참여하는 것과 당 차원에서 당론으로 탄핵하자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 김광일> 한 가지 제가 말씀드리고 나서 바로 바로잡아야 될 게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버스랑 비행기 지원해 주고 이 부분은.

◆ 이철희> 비행기도 지원해 줘요? 비행기 여러 대 있어요?

◇ 김광일> 항공기죠. 항공기. 그런데 이거는 주말 장외 집회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 오늘 선고 관련한 집회. 재판 관련한 집회였고요. 탄핵, 사실은 아까도 제가 한번 말씀드렸지만 되게 무시무시한 일이잖아요. 그런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정치권에서. 탄핵을 한번 겪었기 때문에 이 우리 정치에 이렇게까지 양극화가 되고 서로 맨날 싸우고 하는 게 그중에 큰 원인 중에 하나가 탄핵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탄핵이 무시무시하다라는 것도 이번에 같이 분석하고 연구하셨을 것 같은데.

◆ 이철희> 탄핵 제도의 원래 취지는요. 대통령한테 이런 메시지를 주는 겁니다. 헌법이. 너 잘못하면 또 쫓겨날 수 있으니 조심해서 해라 절제해라.

◇ 김광일> 잘릴 수 있다.

◆ 이철희> 이 메시지를 주는 거죠.

◇ 김광일> 위협하는 거군요.

◆ 이철희> 그렇죠. 내 임기가 5년이 있기는 하지만 중간에 잘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조심할 거 아니에요? 제도의 취지가 사실 그거예요.

◇ 김광일> 그러니까 내각제로 따지면 불신임 투표 같은 걸 할 텐데 대통령제에서는 그런 보완책을 주는 거군요.

◆ 이철희> 그렇죠. 그래서 대통령이 권력이 세기 때문에 절제하세요. 조심하세요라는 메시지를 탄핵 제도를 주는 메시지인데 만약에 대통령이 절제 안 하면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런데 만약에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세요. 호불호 찬반을 떠나서 탄핵 당한 쪽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거 아니에요.

◇ 김광일> 그렇죠.

◆ 이철희> 어떻게 우리 대통령 잘못한 거는 내가 인정하겠어. 그런데 그걸 자리를 쫓아낸단 말이야? 이런 화가 날 수 있잖아요. 그러면 다음 상황에 나도 한번 보자, 두고 보자, 이런 생각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게다가 우리의 경우는 탄핵에서 검찰이 끼어들어가지고 사법 처리를 많이 해버렸잖아요. 형사처벌을 숱하게 많은 사람들을 사법처리했어요. 감옥 간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러면 그 정당에 있던 사람들은 더 화가 나죠. 자리에서 쫓아낸 것뿐만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했단 말이야. 그러면 더 밖으로는 얘기를 못 할지 몰라도 속으로는 이 응어리가 쌓이죠. 그러면 다른 케이스가 생겼을 때 표출이 될 수 있는.

◇ 김광일> 그게 갈등이 더 심화되는 거군요.

◆ 이철희> 그럼 거칠어지기 쉬운 거죠. 그러니까 우리 정치가 거칠어졌다고 하는 요인 중에 하나가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부터 시작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은 어떻게 우리 대통령을 이렇게 죽음으로까지 내몰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은 우리 대통령을 쫓아냈단 말이지? 이런 양쪽의 감정들이 쌓여서 정치가 거칠어지는 측면이 있고 이게 양극화를 더 촉진하는 측면이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 점을 지적하는 거죠.

◇ 김광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다들 알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탄핵 언급이 자꾸 자꾸 나오게 되는 거잖아요. 결국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문제점이 자꾸 지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걸 텐데 그런 상황에 윤석열 대통령 혹은 정권에 어떤 조언을 하신다면 어떤 게 있을 수 있겠습니까?

◆ 이철희> 탄핵되고 안 되고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만 제가 간단하게 지금 상황에 비추어서 말씀드리면 대통령이 하기 나름입니다. 대통령이 좀 절제하고 국민 뜻을 전폭적으로 수용해서 변화를 추구하면 저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탄핵까지 가자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 김광일> 다시 그 문 닫으면 돼요. 그러면?

◆ 이철희> 그렇죠. 너무 비용이 많이 드니까 그래서 대통령이 이 하나 마나 한 얘기일지 모르겠습니다. 민심을 따르면 돼요. 한동훈 대표의 표현에 의하면 국민 눈높이에 맞추면 됩니다.

◇ 김광일> 반대로 야당에 조언을 하신다면 뭐가 있겠습니까?

◆ 이철희> 야당은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존재가 야당의 역할이기 때문에 계속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데 너무 서두르지 않으면 좋겠다.

◇ 김광일> 서두르지 말라.

◆ 이철희> 이 판단은 주권자인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나 국회를 구성하는 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투표로 만든 거잖아요. 그럼 그 결정을 번복할 때는 주권자들이 움직이게 해줘야 되는 겁니다. 정당은 주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끔 옆에서 거들어주고 좀 참고 자료들을 계속 제시하는 것이지 따르세요, 나를 따르세요라는 방식으로는 잘 안 따라올 거다.

◇ 김광일> 알겠습니다. 사실 오늘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도 워낙 전문가시기 때문에 지금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시간상 못 할 것 같고, 그거는 주말 뉴스쇼를 통해서 저희가 듣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방송도 여러분 함께 많이 들어주십시오. 지금까지 스페셜 월간,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내신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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