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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자기자본 20%대로… 대출 줄이고 시행사 책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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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PF제도 개선 방안’ 발표

현물 출자땐 양도세 납부 늦추고

日 도쿄 ‘롯폰기 힐스’ 모델 벤치마킹

시행사 직접 운영땐 용적률 혜택

부동산 개발 사업의 위험을 키우는 고질적인 ‘저자본, 고대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가 도입된다. 토지를 현물로 출자하는 토지주에게 과세 시점을 늦춰주고, 일본 도쿄 ‘롯폰기 힐스’처럼 시행사가 개발한 부동산을 직접 운영할 경우 용적률 규제를 완화해준다. 이를 통해 개발 사업비 가운데 자기자본 비중을 현재 3∼5%에서 선진국 수준인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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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등 반복되는 부동산 PF 위기의 근본 원인이 시행사의 낮은 자기자본 비중에 있다고 보고 우수 개발업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토지주가 시행사에 토지나 건물을 현물로 출자하면 법인세나 양도소득세 납부를 늦춰준다. 그동안 국내 개발 사업은 토지 확보 단계부터 시행사가 브리지론(토지 매입을 위한 단기 대출)으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앞으로는 대출을 줄이고 자본 투자를 늘려 시행사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토지주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것보다 토지 매각을 통한 수익 회수를 선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행사가 준공 후 부동산을 직접 관리, 운영하는 개발 사업에 대해선 용적률 상향, 기부채납 완화 등의 혜택도 주기로 했다. 현재는 시행사들이 개발이 끝난 뒤 분양만 잘되면 큰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이는 쪼개 팔기 쉬운 사업장을 만드는 데 치중하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미국, 일본 대형 시행사들은 직접 부동산을 운영하면서 임대수익을 올린다.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겼을 때 부실이 건설사 및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문제도 개선한다. 건설사들은 시행사에 지급보증을 서고 금융기관은 보증만 믿고 사업성 평가 없이 대출을 내주던 관행을 손질하는 것이다. PF 대출 시 금융권의 사업성 평가를 의무화하고, 자기자본 비율이 낮은 사업장에 대출을 해주는 경우 충당금을 더 많이 쌓도록 한다. 정부는 금융사들이 사업성 평가를 외부 용역을 통해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PF 대출 과정에서 ‘전문평가기관 인증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행사가 채무 불이행 시 건설사에 과도한 의무를 지우는 책임준공 관행에 대한 개선 방안도 연내에 추가로 마련한다. ‘깜깜이’였던 PF 사업 정보를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PF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전문가와 부동산 개발 업계에선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자기자본과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방안은 조세특례제한법, 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 등의 제정·개정이 필요해 당장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옥석 가리기’ 과정에서 약 2400개에 달하는 시행사 중 영세 업체들이 도태될 수도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책방향은 맞지만 대부분 법 개정이 필요해 효과는 2026년에나 나올 것”이라며 “자본부터 설계·공간 구성, 분양, 운영 노하우까지 두루 갖춘 디벨로퍼와 영세 디벨로퍼 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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