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의 주역인 W세대(1955~1974년 출생)는 아직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이 생각하는 노인의 기준은 65세가 아니라 70세이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은 이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고, 업무능력도 30·40대 못지않다고 느낀다. 자녀들로부터 부양받을 기대를 거의 하지 않는 이들은 손주 돌보기보다 일을 통해 자존감과 보람을 찾으려는 욕구가 강하다.
매일경제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9~31일 1955년부터 1974년 사이 출생한 W세대 5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희망 은퇴 연령으로 70세를 꼽은 응답자가 210명(43.3%)으로 가장 많았다. 희망 은퇴 연령을 70세로 꼽은 비율은 남성(43.5%)과 여성(43.1%)이 엇비슷했다. W세대가 생각하는 은퇴 시기는 노인 기준과 일맥상통한다. 노인 기준을 묻는 설문에 '70세부터'라고 응답한 비율이 53.7%로 절반을 넘었다. '75세부터'라고 응답한 비율도 21.3%에 달했다. '희망 자가운전 연령'도 70세(31.5%)와 75세(33.7%)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W세대가 생각하는 노인의 기준은 70세인 만큼, 이때까지는 일을 하고 운전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손주 돌봄과 근로 중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0.0%가 '근로'를 선택했다. '자녀로부터 지원받을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엔 81.7%가 '없다'고 답했다. 개인연금(펀드·보험) 가입 비율은 55.7%였다. 경제적으로 자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신 손주 양육에 대한 부담도 지고 싶지 않은 게 이들의 솔직한 생각인 셈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고 건강 등 자기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W세대는 일에 대한 자신감도 넘친다. 업무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 것이다. 실제 '당신의 현재 업무능력은 20~40대 시기에 비해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1.3%가 '비슷하다'고 답했다. '더 낫다'고 답한 비율도 10.2%였다. 법적 정년 후 원하는 일로는 대다수가 '기존 업무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곳'(43.1%)이나 '기존 직장에서 계속 근무'(34.8%)를 원했다.
젊은 세대 못지않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정년 이후 희망 급여 수준도 높은 편이다. '종전 대비 70~80%'로 꼽은 응답자가 60.8%로 가장 많았다. 최근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이 취임일성으로 정년 연장을 주장하면서 "65세에서 75세까지를 임금피크제 구간으로 만들어 첫해에는 기존 급여의 약 40%, 75세에는 20% 정도를 받도록 하자"고 제안한 것과는 거리감이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0년 3737만명이었던 생산연령인구는 2030년 3381만명으로 줄어들고, 2070년에는 1737만명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인구구조 변화가 장기 거시경제 추세에 미치는 영향'(2022년) 보고서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 늘면 경제성장률은 0.2~0.5%포인트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약 1600만명의 베이비부머를 조기 은퇴시키는 대신 일꾼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에 비해 근로 의지가 강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편"이라면서 "이들이 좀 더 일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경제성장률 하락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