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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으로 올리면...뭐가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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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정부나 위탁기관이 금융기관을 대신해 지급을 보증하는 예금자보호한도가 23년 만에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됐다.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예금자 입장에선 저축은행 등 은행 파산을 우려해 여러 은행에 5000만원씩 분산해 돈을 맡길 필요가 없어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예금보험료 인상과 이에 따른 소비자 비용 전가 등의 부작용도 제기된다.

여야는 1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예금자보호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처리한다. 지난 2001년 대통령령에 따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된 후 23년 만에 1억원까지 상향된 것이다. 이는 미국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 영국 8만5000파운드(1억3500만원)보다는 낮지만 일본 1000만엔(9900만원), 캐나다 10만캐나다달러(9500만원)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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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한도는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이 연쇄 파산하면서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상향 논의가 불붙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내총생산(GDP) 등 각국의 경제 수준을 감안할 때 보호 한도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인당 GDP 향상, 예금 규모 변화 등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증가와 다른 국가들의 보호한도 수준을 고려할 때 상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였다.

이번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예금자 입장에선 은행 파산을 우려해 여러 은행에 5000만원씩 분산해 돈을 맡길 필요가 없어 편의성이 높아질 수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대부분의 예금자가 보호 한도 내에서 여러 기관에 분산 예치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한도 상향이 소비자의 편익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시 예금보험료 인상과 따른 소비자 비용 전가, 급격한 자금이동 우려 등도 동시에 제기된다.

예금보험료란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가 예금보험기금 조성을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내야 하는 돈인데, 예금보호한도를 올리면 예보율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또한 5000만원 이상 고액 예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도상향의 혜택이 고액 자산가 등 극히 일부에게만 돌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3년째 예금보호 한도가 그대로인 이유는 보호한도를 올리면 예보료를 올려야 하고, 업계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합의가 안돼 못올린 것"이라며 "현실적인 문제로 예보료 인상은 대출금리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예금자의 98%가 예금보호가 되고 있는데 한도를 1억원으로 올린다고 해도 보호범위는 대략 1% 정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1%를 추가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올렸는데 금융회사의 부담은 따져봐야겠지만 예금보험료가 2배로 오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이 제2금융권 등으로 급격한 자금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과 예보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예금보험료율의 적정수준·요율한도 관련 검토 경과(3차)' 보고서에 따르면 예금보험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저축은행 예금이 최대 40%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은 금융 소비자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저축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 자금이 몰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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