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시장의 높은 수요로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추세는 정반대다.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9만달러를 돌파한 12일에도 김치 프리미엄은 1.46%에 그쳤다. 이는 3월 비트코인이 1억원을 넘었을 때 11%, 2021년 5월 20%, 2018년 50%와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이동도 한 원인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분석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의 외부 이전 금액은 74조 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엄격한 규제로 서비스와 상품 다양화가 제한된 국내 거래소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산업 진흥의 핵심 방향타를 쥐고 있는 가상자산위원회 구성도 논란이다. 업계에서는 민간위원 전원이 학계와 싱크탱크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염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장 목소리가 배제된 채 규제 중심 논의만 이뤄질 것이라는 걱정이다.
김치 프리미엄의 실종은 단순한 시장 현상이 아닌, 우리나라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징후다. 과거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열기를 상징하던 프리미엄의 소멸은 역설적으로 시장의 성숙과 동시에 찾아온 위기의 신호일 수 있다. 규제와 혁신 사이의 균형점을 찾지 못한다면 국내 가상자산 생태계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할 수밖에 없다.
편집국 디지털금융본부 박유민 기자 |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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