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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수능 이틀 전 혈액암 진단…병실 시험장 내준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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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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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진단받은 수험생 응원하는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사진=연합뉴스


"영어나 스페인어 같은 외국어 교육 특화 대학교에 진학하고 싶고, 대학에 간다면 축제에서 열리는 공연을 꼭 보고 싶어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두고 갑작스러운 혈액암을 진단받은 수험생 가은씨(19·가명)가 오늘(14일) 서울성모병원 입원실에서 수능에 도전했습니다.

이날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경남에 사는 가은씨는 기침이 멈추지 않아 동네 병·의원을 거쳐 이곳을 찾았다가 그제(12일) 혈액암의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습니다.

림프종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혈액암으로, 림프계 조직에 있는 림프구가 악성으로 변하는 종양입니다. 영상 검사 결과 치료가 시급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을 더 준비한 수능을 이틀 앞둔 시점.

가은씨는 올해 꼭 시험을 치르고 싶었지만, 감염 위험으로 의료진이 허용할 수 있는 외출 시간은 단 하루였습니다. 입원 중인 서울성모병원에서 집인 경남까지 다녀오기는 어려운 시간입니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에 치열하게 준비한 시험까지 포기해야 할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의료진들이 가은씨의 꿈을 위해 나섰습니다.

가은씨를 면담한 서울성모병원 윤선희 간호사는 "시험을 못 보면 딸이 희망을 잃어버릴 것 같다"는 보호자의 눈물에 몇 해 전에도 병원에서 수능을 본 환자가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이를 병원에 알렸습니다.

병원과 교육청은 관련 규정과 행정 절차에 따라 곧바로 가은씨가 시험을 볼 독립 병실, 감독관 회의실 등을 준비하고 시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의료진은 항암치료의 어려움을 감안해 수능 전까지 가은씨가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응시가 끝나면 곧바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평소에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 충실하게 생활한다는 가은씨는 병실에서 최선을 다해 수능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의 주치의인 민기준 혈액내과 교수는 "어려운 상황에도 꿈을 위해 시험에 도전하는 가은이를 응원한다"며 "시험 후 치료도 잘 마쳐 원하는 대학의 건강한 새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를 전했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ikoto2306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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