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과도한 변동성엔 적극 안정조치“
구두개입에도 환율 1409.3원 터치
글로벌 강달러에 외국인 증시 이탈까지
실개입보단 ‘속도조절’ 무게…추가 상승 가능
효과 미미한 ‘구두개입’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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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48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06.6원)보다 1.05원 내린 1405.5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3.0원 내린 1403.6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397.5원) 기준으로는 0.1원 내렸다. 개장 전 나온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환율은 하락 출발했으나 곧장 반등했다. 오전 11시 6분께는 1409.3원까지 상승하며 1410원을 위협했다. 이후에도 환율은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개장 전 간담회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두개입은 보유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직접개입)과 달리,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정책수단이다.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등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내는 구두개입과 경제부총리나 기재부 1차관, 한은 총재 또는 부총재 등 고위 당국자가 우려를 표하는 구두개입성 발언 등으로 구분된다.
이같은 구두개입은 전날 환율이 장중 1410원대로 치솟으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구두개입보다 ‘강달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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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1410원에 바짝 붙어 움직이고 있다. 정부의 엄포가 시장에 영향력이 없는 건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글로벌 달러 강세가 더욱 위용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백악관과 연방 의회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석권하며 이른바 ‘레드 스윕’을 달성했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결국 고율 관세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에 외환시장에선 ‘달러 매수’에 베팅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49분 기준 106.70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초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간밤에 나온 10월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연준 인사들은 추가 인하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는 곧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국내 달러 수급도 환율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3일을 제외하고 순매도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2조5000억원 가량을 매도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1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400억원대를 팔고 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자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한 원화를 커스터디(수탁)해서 달러로 환전(매수)하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수급적으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국내 증시보다는 트럼프 트레이드로 미국 증시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외국인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해외주식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도 크게 늘었다.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왔지만 당장 당국의 실개입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환율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이제 막 구두개입이 나왔기 때문에 당장 공격적인 실개입보다는 장 중간에 속도조절을 위한 개입 정도가 나올 것”이라며 “달러 강세와 커스터디 물량으로 인해 환율은 143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구두개입보다 달러 강세가 시장에 더 쎄다. 이런 상황에 실개입해도 환율 하락 효과가 크지 않다”며 “환율이 1425원을 돌파한다면 1500원까지도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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