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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150년 해외 떠돈 외규장각 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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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상설 전시관
유일본 포함 연간 32책 전시


매일경제

‘숙종인현왕후가례도감의궤’의 일부.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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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년 전 프랑스군에게 약탈됐다가 환수된 외규장각 의궤를 전시하는 상설 전시관 ‘왕의 서고, 어진 세상을 꿈꾸다’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열렸다. 외규장각 의궤는 국내로 돌아온 2011년 첫 특별 전시에서 20만명이 넘는 국립중앙박물관 역대 최대 관람객을 동원했고, 2022~2023년 진행된 두 번째 특별전에서도 16만명의 관람객이 찾은 바 있다.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소중만 문화유산인 외규장각 의궤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알차게 꾸몄다”며 “많은 국민들, 특히 미래 세대인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방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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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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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궤는 조선 왕실의 중요 행사를 치른 뒤 관련 의례 기록을 모아 만든 종합 보고서다. 성리학을 통치 이념으로 삼은 조선은 세종대왕이 “의궤는 단지 한때에 행하는 것이 아니요, 실로 만세토록 행해야 할 제도”라고 강조할 만큼 의례와 의궤를 중요하게 다뤘다.

외규장각 의궤는 정조가 창덕궁 내 규장각과 별도로 강화도에 설치한 외규장각에서 보관되던 중요 기록물이다. 대부분이 왕이 보는 어람용이고, 국내를 비롯해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본 29책이 있다. 프랑스가 강화도를 침공한 1866년 병인양요 때 반출됐고 100여년간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방치되다가 해당 도서관에 근무하던 박병선 박사에 의해 1975년 존재가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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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왕후명릉산릉도감의궤’.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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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의궤실은 한 번에 8책씩, 1년에 4번 교체해 연간 32책을 공개한다. 첫 전시에는 병자호란 이후 종묘의 신주를 보수한 일을 기록한 유일본 ‘종묘수리도감의궤’와 제작 당시의 책 표지가 그대로 남아 있는 어람용 의궤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가 전시된다. 숙종이 치른 세 번의 가례(혼례)를 기록한 3책과 그의 승하부터 삼년상을 치르는 절차를 기록한 3책도 공개된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통로 좌우에 설치된 의궤의 표지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훼손된 표지들의 모습이 150여년간 이역만리에서 수난을 겪은 의궤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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