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동통신회사 대표이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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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동통신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통신비 부담 완화와 불법 스팸 문자 근절,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통해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시켜 줄 것을 주문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 장관은 전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김영섭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등 이통사 대표이사들과 회동하는 자리를 가졌다.
유 장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롱텀에볼루션(LTE) 요금 역전 현상과 선택약정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현재 이통사들이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 가격을 내리면서 속도가 더 느린 LTE 요금제 가격이 더 비싸진 상황이다. 이에 이통사들은 5G와 LTE 요금제를 통합한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는 데 합의했다. 내년 1분기 KT를 시작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통합 요금제를 선보일 방침이다.
불법 스팸 메시지가 극심한 고통과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이통사들은 미성년자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새 번호나 장기 미사용 번호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고 전사적 차원의 테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는 등 선제적으로 움직인 바 있다. 유 장관도 이통사 및 중개사와 불법 스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단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중·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KT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자영업자 전용 통합 플랫폼을 설치할 예정이다. 창업 패키지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도 소상공인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동반성장펀드를 활용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통사들의 AI 투자 동향도 공유됐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AI 선진국가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강화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6세대(6G) 이동통신 시대를 주도하는 통신 강국이 되자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편리하고 안심할 수 있는 통신 이용 환경을 만들어야 국민 신뢰를 보다 두텁게 쌓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통신업계가 이제는 국민 만족도 측면에서도 최고의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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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은 정부의 연이은 요금 인하 압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3만원대 중저가 5G 요금제를 신설하고, LTE 이용자도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는데도 다시금 단말기 가격은 손질하지 않으면서 통신비를 낮추라고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6월 기준 국내 이통사 영업이익률은 7.5%에 그쳤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18.1%), 일본(16.6%), 유럽(15.3%)은 물론 중국(10.3%)에도 뒤졌다. 그럼에도 국내 이통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비슷하거나 더 높다.
알뜰폰 사업자도 비상이다. 알뜰폰이 저렴한 요금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통사들이 저가의 요금제를 내놓는다면 타격을 입을 것이 불가피해서다. 알뜰폰 시장은 이미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으로 가입자 대거 유출 사태를 겪었다.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은 지난 1월 기준 8만1048건이었는데, 지난 9월에는 1만8339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통사에게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라고 하면서 알뜰폰의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며 “불황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와 함께 시장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알뜰폰 시장의 상황이 다소 나아질 전망이다. 유 장관이 이통사들의 통신시장 과점 체제 속에서 알뜰폰이 경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연내에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 비용인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더욱 합리적인 알뜰폰 요금제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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