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 수능 시험장 앞에서 한 학부모가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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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도 응원하네, 우리 딸 파이팅!.”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대구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한 학부모가 딸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수험생은 환한 웃음과 함께 한 손을 크게 흔들며 “잘하고 올게”라고 답하며 시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대구지역 수험생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고사장으로 향했다. 올해는 이른바 ‘수능 한파’가 찾아오지 않으면서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비교적 가벼워 보였다.
부모들은 수험생 자녀를 포옹으로 배웅하거나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했다. 김민정씨(47)는 “의대 증원을 놓고 여야 갈등이 심해 공부 방향을 잡는다고 아이가 애를 먹었다”며 “긴장하지 말고 최선을 다한 만큼 편하게 시험을 보고 오라고 응원했다”고 말했다.
수험생 자녀가 시야에서 사라졌음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부모들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학교 정문에서 양손을 모아 기도를 하던 이지선씨(40대)는 “딸이 어젯밤 긴장을 해서인지 잠을 잘 자지 못했다다”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에 있는 영일고 시험장에서 포항 출신 트로트가수 전유진양이 시험을 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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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 전까지 있었던 시험장 앞 후배들의 응원전은 올해도 열리지 않았지만 각 학교 학생회의 소규모 응원전은 펼쳐졌다. 교사들은 손수 만든 손팻말과 사탕, 초콜릿 등을 수험생 제자들의 손에 쥐여주며 응원했다.
이날 경북 포항시 남구 영일고에서는 트로트 가수 전유진양이 등장에 이목을 끌었다. 포항 동성고에 재학 중인 전양은 학교 점퍼와 청바지를 입은 평범한 고등학생의 모습으로 시험장에 도착했다.
중학생 때부터 각종 가요제에 참가하며 가수의 꿈을 키운 전양은 <미스트롯2> <현역가왕>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수능을 치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시험을 보고 나오겠다”고 답했다.
수험표·신분증을 가져오지 않거나 수험장을 잘못 찾은 일부 수험생들은 경찰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이날 대구·경북에는 총 27건의 수능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4교시 한국사 및 탐구(사회·과학·직업) 영역 시험이 종료를 앞두자 대구 곳곳 시험장에서는 수험생을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대구 수성구 대륜고에서 만난 김정혜씨(48)는 “아들이 절대 데리러 오지 말라고 했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 걱정돼 나왔다”며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을 만큼의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륜고등학교 수능 시험장 앞에서 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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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학부모인 이수정씨(44)도 “시험 치는 아들보다 제가 더 긴장한 것 같다”며 “아들이 웃으며 달려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굳게 닫혀있던 정문이 열리고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보이자 학부모들은 자녀를 찾아가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몇몇 학부모는 자녀를 꼭 끌어안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시험장을 빠져나온 수험생들은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표정도 대체로 밝았다. 수험생 이대호군은 “(수능 난이도가)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며 “다소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했다. 친구들과 밤새도록 게임을 하며 놀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대구·경북의 시험장은 모두 125곳으로 이곳에서 4만4000여명이 수능을 치렀다. 전국적으로는 52만2600여명이 1200여개의 시험장에서 시험을 봤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륜고등학교 수능 시험장 앞에서 학부모들이 수험생을 기다리고 있다. 김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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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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