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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 (금)

괌 '원정 출산' 갔다 숨져‥"병원 한번 못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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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괌으로 원정 출산을 간 산모가 현지에서 출산 후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왕절개 수술 후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났지만, 병원에는 가보지도 못한 채 홀로 숨졌습니다.

김태윤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연중 내내 온화한 날씨와 아름다운 해변을 갖춰 해외 관광객들이 휴양지로 많이 찾는 서태평양의 섬 괌.

이 섬의 전망 좋은 바닷가에 위치한 유명 리조트에서 지난해 7월 30대 김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지 병원에서 출산한 지 12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산모 남편]
"(현지에서) "많이 안 좋으니까 들어와 보셔야 할 것 같다"라고 해서 저는 진짜 많이 아픈 줄 알았죠."

미국령인 괌 이민을 준비하고 있던 김 씨는 출산을 한 달 앞두고 남편과 함께 괌으로 향했습니다.

괌 원정출산을 알선하는 국내 업체를 통해서였습니다.

괌에서 부인과 함께 지내던 남편은 중개업체가 고용한 산후도우미가 24시간 산모를 곁에서 돌본다는 말을 믿고 업무를 위해 먼저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산모 남편]
"10년, 20년 된 베테랑 산후도우미이시고 안전에 대해서도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수차례 얘기를 했기 때문에 믿고‥"

그런데, 출산 열하루 뒤, 남편은 산모에게서 몸에 이상증세가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약을 먹어도 두통이 사라지지 않고, 눈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남편은 산후도우미와 현지 관리인에게 여러 차례 연락해, 부인을 빨리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산모 남편]
"바로 (현지 관리인)한테 연락을 해서 '지금 와이프가 많이 아프니까 빨리 가서 병원 좀 데려가야 될 것 같다'라고 먼저 통화를 하고‥"

하지만 다음날 오전 9시쯤 산모는 리조트 방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밤새 산모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숨질 때까지 산모는 병원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현지 관리인 (음성변조)-남편 통화]
"<지금 죽었대요.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어. 지금 구급대원들이 왔는데‥> 어떡해. 어떡해. 어떻게 못 살려요? 어떡해‥"

현지 부검 결과 나온 사인은 폐색전증 및 혈전증.

제왕절개 후 발생 위험이 있어 국내에서는 출산 후 의료인력이 일정 기간 면밀히 확인하는 증상입니다.

하지만 숨진 산모는 현지 병원에서 제왕절개 출산 바로 다음날 퇴원조치 된 뒤 의료인력이 없는 리조트에서 지내왔습니다.

[김민형/미즈메디 산부인과 전문의]
"원정출산을 해서 하루나 이틀만에 퇴원을 하게 된다면 의료적인 케어(돌봄)에 벗어나 있기 때문에‥'혈전증과 색전증'은 조기에 발견을 해서 조기에 치료가 들어갈수록 산모의 예후는 굉장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안전하다는 알선업체의 말만 믿고 위험한 원정출산에 나섰던 남편은 모든 게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산모 남편]
"(아이와) 둘이 나가서 살 수도 없고, 이제 와이프 없음으로서 이제는 모든 게 다 불가능해진 거죠. 시민권도 무의미해진 거고 모든 게 다 한순간 엉망이 다 돼버린 거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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