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박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다각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 상품은 '디렉시온 데일리 미국채 20년물이상 불3X'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순매수 규모는 3217만달러(약 451억원)다. 이 상품은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할 때 3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말 4.294%에서 현재 4.43%대로 상승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금리가 더 이상 오르기 어렵고 향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장기 국채 매수에 나선 것이다.
미국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도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연동채(TIPS)를 포함한 헤지(위험회피)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예컨대 보호무역은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지만 이민 제한 정책은 경제 활동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지만 그보다 성장률 둔화 효과가 더 크다"며 "중기적으로는 국채 매도보다 TIPS 매수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TIPS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로, 물가가 높아지면 원금과 이자가 함께 증가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방어하기에 적합하다. 반대로 장기 국채는 금리 하락이 예상될 때 매력적이다. 지금과 같이 금리 하락 기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혼재된 상황에서는 두 자산을 병행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메리츠증권이 2021년 최초로 TIPS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을 상장해 운용하고 있다. '메리츠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ETN(H)'과 '메리츠 미국 레버리지 인플레이션 국채 ETN(H)'은 미국 물가 연동 국채인 TIPS 3종을 추종한다. 삼성자산운용은 블랙록과 손잡고 지난해 'KODEX iShares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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