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생수병 라벨 수능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네이버 카페 '수만휘'(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에는 생수병 시험장 반입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사진=네이버 카페 '수만휘' 캡처〉

가입자 313만 명이 넘는 대표적인 수험생 카페 '수만휘'(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에 생수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능장에서 이거(생수 포장지) 떼고 가야 하는 건가요?”(11월 1일)

“수능날 물병 커버는 벗겨야 할까요?” (11월 8일)

“수능 칠 때 물병 책상에 올려둘 수 있나요?”(11월 12일)

학생들 사이에 생수 포장지를 이용한 부정행위 가능성이 있어 반입 금지 물품이라는 소문이 퍼진 겁니다.

2014년 이후 해마다 반복돼 온 얘기들입니다.

2018년과 2021년엔 또 다른 인터넷 카페들에 올라온 '물병 라벨 때문에 부정 처리당했다', '라벨에 그려진 지층 보고 신고했다'는 글들로 인해 수험생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수험생 중 생수병 라벨을 떼고 이용했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팩트체크팀이 현재 고3 수험생들에게 확인해 보니 “부정행위까지는 모르겠는데 라벨 떼는 게 좋다고 담임선생님께 들었다”(경남 마산 OO고),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라벨 떼고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안양 OO고)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JTBC는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생수병 라벨 등 다양한 물품의 반입 여부에 대해 팩트체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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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생수병 라벨 때문에 부정행위로 적발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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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에 '생수병 라벨을 떼고 가져가야 한다'고 올라온 글. 〈사진=나무위키 캡처〉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정보가 편집되는 나무위키입니다.

수험생활 조언 중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항목엔 '생수 라벨을 떼는 것이 좋다. 삼다수를 가져갔다 지구과학 부정행위로 걸리거나 아이시스를 가져갔다가 화학 부정행위로 적발된 사례가 있다고 한다'고 정리되어 있습니다.

수험생을 위한 카페나 인터넷 카페에도 관련 글들이 많습니다.

조언하는 이들은 부정행위 적발 사례를 강조하며 생수병 라벨을 떼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팩트체크팀이 수도권 고등학교에 확인해보니 일부 선생님이 생수병 라벨을 떼도록 안내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포장지가 붙은 생수병. 시험장 반입 여부를 놓고 수험생들 사이에 혼선이 있다. 〈사진=orbi.kr 캡처〉

우선 부정행위로 적발된 사례가 있었는지 교육부에 확인해봤습니다.

수능을 총괄하는 인재선발제도과에선 "생수병 라벨로 인한 부정행위 적발사례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라벨이 붙은 생수병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며 "생수병 라벨로 고민이 된다면 시험장 감독관에게 소지에 대해 사전 확인을 요청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나무위키의 소개도, 인터넷 카페의 글도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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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기름종이 반입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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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카페에선 '기름종이' 반입 가능 여부를 묻는 말도 많습니다.

“3시간마다 기름종이 해줘야 하거든요. 근데 수능 때 소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하던데...” (인터넷 카페 게시글 중)

교육부에 확인해보니 기름종이를 가져가더라도 가방에 보관해야 합니다.

시험 시간 중엔 사용할 수 없고, 쉬는 시간에만 가방에서 꺼내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답안지 견본.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과정평가연구원은 '시험 중 휴대 가능 물품 외 물품' 사례로 '투명종이(일명 기름종이)'를 명시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 가채점을 위해 본인이 풀었던 답안을 옮겨 쓰는 시도들이 적발된 적이 있어 이를 통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특별히 필요한 물품이 아닌데 시험장마다 원칙이 다르면 혼선을 줄 수 있어 명확히 금지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입 자체가 안된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시험 시간에 꺼내 사용할 경우 압수되거나 부정행위로 적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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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마스크·전자담배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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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사진=네이버 카페 '수만휘' 캡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마스크를 항상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또 평소 착용하고 있는 반지 등은 어떨까요.

총 4가지 기준으로 나눠 팩트체크한 결과를 설명해보겠습니다.

▶ 휴대 가능 물품은 8가지입니다.

1) 신분증 2) 수험표 3) 컴퓨터용 사인펜 4) 수정테이프 5) 연필 6) 지우개 7) 샤프심 8) 아날로그 시계

샤프는 수험장에서 일괄 지급합니다.

▶ 수험장의 감독관에 사전 허가를 받으면 되는 물품은 7가지로 정리됩니다.

1) 보청기 2) 혈당관리기 3) 돋보기 4) 귀마개 5) 방석 6) 생수병 7) 마스크

▶ 쉬는 시간에만 휴대 또는 사용이 가능한 물품도 있습니다.

시험 시간엔 수험장 앞에 둔 가방에 보관해야 하는 물품으로 8가지 정도가 대표적입니다.

1) 기름종이 2) 연습장 3) 샤프 4) 수성펜 5) 볼펜 6) 교과서 7) 참고서 8) 기출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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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반입 금지 물품입니다.

수험장 안 자체에 어떤 방식으로든 반입이 금지된 것들입니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전자제품은 모두 반입 금지입니다.

가방 안에 있는 것만 적발된 경우에도 부정행위로 간주합니다.

스마트워치, 전자사전, MP3플레이어, 태블릿PC, 카메라펜, 전자계산기, 라디오는 물론 전자식 화면표시기(LCD, LED 등)가 있는 시계, 전자담배, 통신(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이어폰 모두 안됩니다.

지난해 11월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에서 한 수험생이 부모님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교육과정평가연구원의 수험생 유의사항에 따르면 반입 금지 물품을 불가피하게 시험장에 반입한 경우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게 제출한 후 시험 종료 뒤 되돌려 받으면 됩니다.

〈자료 조사 및 취재 지원 : 이채리 박지은〉

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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