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이금속 동박 '마이크로 신'. (사진=미쓰이금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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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쓰이금속이 반도체 패키지 기판 핵심 소재인 동박 가격을 인상했다. 미쓰이금속 동박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국내 산업계에 연쇄 충격이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쓰이금속은 동박 가격을 최근 10%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 원가 상승을 이유로 들어 동박적층판(CCL) 업계 공급 가격을 올렸다.
두 자릿수 인상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판가 인상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한 자릿수 수준에서 이뤄지는데, 한 번에 10%를 올리는 건 특이한 경우”라면서 “미쓰이금속의 독점적 시장 지위가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패키지용 CCL 구조도 |
구리로 만드는 동박은 CCL과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데 쓰이는 소재다. 수지·유리섬유·충진재 등 화학물질 절연층에 동박을 적층하면 CCL이 되고, 이 CCL을 활용해서 PCB를 만든다. PCB에서 동박은 반도체와 같은 부품들이 전기적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통로(회로) 역할을 한다.
미쓰이금속의 동박 가격 인상이 주목받는 건 국내 시장 영향력이 커 반도체 업계에 연쇄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쓰이금속은 반도체 패키지용 CCL에 들어가는 동박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두께가 2~5마이크로미터(㎛) 수준인 초박형 제품을 만들어 초정밀 기판 분야에서 독과점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다른 경쟁사가 없어 동박 업계 '슈퍼 을(乙)'로 불릴 정도다.
국내에서 반도체 패키지용 CCL을 생산하는 두산전자와 LG화학, 연성동박적층판(FCCL)을 만드는 넥스플렉스 등이 대부분의 물량을 미쓰이금속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가격 인상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또 '동박-CCL-PCB'로 연결되는 산업 구조에 따라 삼성전기나 LG이노텍과 같은 기판 제조사들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도미노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국내 CCL 제조사의 제품 가격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미쓰이금속처럼 시장 입지가 강하지 않아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CCL 기업들은 미쓰이금속처럼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제품 판가 인상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업계는 미쓰이금속의 동박 가격 인상이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쓰이금속 이외에 일본 다른 동박 제조사들도 판가 인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져 현실화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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