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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결혼은 해야” 52.5%, 10년 만에 최고치… “저출생 해결 효과적 대책은 주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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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

68.4% “자녀 가져야”… 3.1%P ↑

男, 출산 긍정 女보다 8.7%P 높아

결혼 안 하는 이유 1순위는 “자금 부족”

출산과 양육 부담·고용 불안정 뒤이어

“결혼 안 해도 동거 가능” 67.4%로 늘어

13세 이상 25.6% “韓 사회 안전하지 않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17.9% ‘범죄’ 꼽아

불안감 느끼는 비율 여성이 남성의 3배

대구에 사는 이모(29)씨는 미혼이지만 언젠가 결혼은 할 생각이다. 결혼한 뒤에는 아이도 가질 계획이다. 아직 자가 주택이 없고, 육아나 교육 등에 경제적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결혼해야 삶이 풍성해질 것이라고 여긴다. 이씨는 “아내와 여행 등 뭔가 함께할 수 있고 동반자가 생기는 것이니까 결혼을 꼭 할 생각”이라며 “혼자 있으면 외로울 것 같다며 주위에서도 결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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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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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 국민 비중이 52.5%로 나타났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국민은 68.4%에 달했다.

통계청은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사회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만9000 표본 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실시됐다.

조사 결과 결혼은 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은 52.5%로 2년 전 조사와 비교해 2.5%포인트 올랐다. 2014년 56.8%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이런 응답을 한 미혼 남성은 41.6%, 미혼 여성이 26.0%로 각각 조사됐다. 이는 2022년보다 각각 4.7%포인트, 3.9%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8.4%로 나타나 2년 전보다 3.1%포인트 올랐다. 출산에 긍정적인 인식은 남성(72.8%)이 여성(64.1%)보다 8.7%포인트 높았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는 ‘결혼자금이 부족해서’가 3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출산과 양육이 부담돼서’(15.4%),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12.9%)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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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는 주거지원이 33.4%로 가장 높았고,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취업지원(20.8%),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조성(14.0%)이 뒤를 이었다. 미혼남녀 모두 저출생 해결책으로 주거지원을 꼽은 비중이 가장 컸다.

2순위로 미혼 남성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취업지원(27.1%)을, 미혼여성은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조성(20.2%)을 각각 꼽았다.

결혼이나 결혼식 문화에 얽매이지 않는 성향도 짙어졌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7.4%로 2년 전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이 비중은 2014년 46.6%에 그쳤는데, 10년 새 20%포인트 넘게 확대됐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7.2%로 2년 전보다 2.5%포인트 올랐다.

우리 사회의 결혼 비용이나 의식절차 등을 포함한 결혼식 문화에 대해 응답자의 76.9%는 ‘과도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2년 전보다 3.8%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자녀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주의 비중은 60.9%로 2년 전보다 3.2%포인트 올랐다. 교육비 부담 요인으로 학원비 등 학교 납입금 외 교육비를 꼽는 이가 71.9%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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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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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는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비수도권에서는 고용 불안정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도 이날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국토 불균형과 저출산의 관계’ 보고서에서 “지역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의 영향 요인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상이한 것으로 관찰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수도권에서는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상승 등 주거 불안정 요인이 합계출산율과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시·군·구별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10% 오르면 합계출산율은 0.01명 감소하고, 조출생률은 0.09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불안정 요인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지 않았다.

비수도권에서는 주거 불안정 요인보다는 지역의 장기적 일자리 전망이나 고용 안정성 문제가 출산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군구별 청년 인구 순유입률이 1%포인트 감소할 때 합계출산율은 0.03명, 조출생률은 0.2명 각각 감소했다. 연구진은 “지방에서의 저출산 대책은 청년에게 안정성과 잠재력을 가진 일자리를 제공하는 균형발전정책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동시에 여성 일자리 및 정주 기반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민 4명 중 1명꼴로 한국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범죄’를 꼽는 이들이 가장 많았고, 여성의 약 45%는 야간 보행 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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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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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3세 이상 국민 중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비중은 28.9%로 조사돼 2년 전보다 그 비중이 4.4%포인트 낮아졌다. 앞서 이 비중은 2014년 9.5%를 기록한 뒤 2년 주기로 이뤄진 조사에서 매번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했다.

‘안전하지 않다’고 답한 비중은 2022년 21.7%에서 올해 25.6%로 상승했다. 주로 개인정보 유출(57.6%), 범죄(42.7%), 컴퓨터 바이러스 등 정보 보안 문제(42.2%) 등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범죄가 17.9%를 차지해 응답 비중이 가장 컸다. 이는 2년 전보다 4%포인트 오른 수치이다. 이어 경제적 위험(16.5%), 국가안보(16.2%), 환경오염(10.0%)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 중에는 국가안보(18.3%)를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고, 여성 중에는 범죄(22.4%)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우리 사회가 안전해졌다’고 답한 비중은 21.9%로 2022년(32.3%)과 비교해 10.4%포인트나 하락했다. 또 ‘5년 후 우리 사회가 현재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는 응답도 22.9%로 조사돼 2022년(32.6%)보다 낮아졌다.

13세 이상 인구 중 ‘밤에 혼자 걸을 때 불안하다’고 느낀 비중은 30.5%로 2년 전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성별로는 여성(44.9%)이 남성(15.8%)보다 3배 정도 더 불안감을 느꼈다. 야간 보행이 불안한 이유로는 ‘신문·뉴스 등에서 사건·사고 접함’(46.3%), ‘인적이 드묾’(26.4%), ‘안전시설 부족’(16.9%) 순으로 꼽았다.

세종=이희경 기자, 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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