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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 (수)

법원이 남산 곤돌라 제동 걸자 市, “케이블카 독점 안돼” 항고 [오늘, 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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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삭도공업 등이 낸 집행정지신청 인용

서울시, ‘곤돌라 필요성’ 역설 여론전 나서

서울 남산에 곤돌라를 설치하는 사업에 법원이 제동을 걸자 서울시가 12일 항고했다. 시는 가족 사기업이 60여년 간 남산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해온 점을 지적하면서 여론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 등이 시의 곤돌라 공사를 중지해 달라며 낸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이 인용한 데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항고 사건은 서울고법이 맡는다. 앞서 시는 시간당 최대 1600명을 태우고 명동역과 남산을 오가는 곤돌라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엔 착공식을 열었다. 삭도공업은 같은 달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내는 한편, 본안 결정이 나오기 전 사업 진행을 멈춰 달라는 내용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재판부가 지난달 30일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공사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세계일보

서울시가 남산에 설치하려는 곤돌라 캐빈 조감도. 서울시 제공


재판부는 시의 곤돌라 사업으로 삭도공업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봤다. 곤돌라 공사 중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그러나 시는 민간 사기업인 삭도공업이 63년 동안 3대에 걸쳐 남산 케이블카 운영권을 독점해 막대한 수익을 거뒀음에도 시민 편의나 시설 개선에 기여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곤돌라 설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고(故) 한석진씨가 설립한 삭도공업은 5·16 군사 쿠데타 석 달만인 1961년 8월 당시 교통부(현 국토교통부)로부터 삭도(케이블카) 면허를 받았다. 이때 정부가 영업허가 종료 기간을 두지 않아 앞으로도 계속 영업할 수 있다. 삭도공업 지분은 한씨의 아들 한모씨와 그의 부인, 두 아들, 이모씨와 그 아들까지 두 가문 6명이 갖고 있다. 삭도공업의 지난해 매출은 195억3700만원에 달했지만 국유지 사용료로 1억여원만 냈을 뿐, 그 외 공공기여는 없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유튜브 채널 ‘오세훈TV’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곤돌라 사업은 시민 누구나 공평하게 남산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절실한 사업이자 진정한 의미의 공익사업”이라고 했다. 그는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 것과 관련해 “서울시가 공익성을 재판부에 충분히 전달하는 데 실패했고, 공사가 지연되면서 불편을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재판부를 더 설득해 공익과 무관한 독점 체제를 바로잡고 공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곤돌라 사업이 필요한 이유로 이용객 편의 증대와 장애인 이용권 보장. 남산 생태계 보호 등을 언급했다. 그는 “곤돌라 설치는 공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회 정의를 바로세우는 일”이라고도 역설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곤돌라 사업 수익은 남산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증진하는 데 재투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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