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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은재 인턴 기자 = 영국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두 아기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55년 만에 DNA 검사로 밝혀졌다.
12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웨스트미들랜즈에 사는 남성 토니는 친구에게 선물 받은 가정용 키트로 DNA 검사를 했다. 그는 자신의 타액을 묻힌 키트를 검사 기관에 보냈다.
검사 결과지를 받은 토니는 충격을 받았다. 친형제 항목에 자신의 여동생 제시카(가명)가 아닌 클레어(가명)라는 여성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클레어는 2년 전 같은 검사를 받았는데, 당시 DNA 검사 결과가 자신의 가족 정보와 잘 맞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후 토니가 검사를 하면서 자신의 친형제가 발견됐다는 알림을 받았다.
토니와 클레어는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토니 여동생 제시카와 클레어가 몇 시간 차이로 같은 병원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바뀌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토니는 이러한 사실을 자신의 어머니 조안에게 알렸다. 며칠 뒤 모녀는 무려 55년 만에 만나게 됐다. 두 사람은 처음 본 순간 직감적으로 서로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
클레어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아주 어릴 때 (길러주신) 부모님이 갈라섰다"면서 "노숙과 배고픔 속에서 자랐다"며 BBC에 토로했다.
클레어는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클레어를 키워준 어머니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났다.
반면 조안의 딸이자 토니의 여동생으로 55년간 살아온 제시카는 충격을 받았다. 조안은 모녀 사이가 이전과 다를 것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모녀 관계는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어와 조안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등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고 한다. 다만 제시카는 더 이상 조안에게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 조안은 “제시카가 생물학적 딸이 아니어도 내겐 어떤 차이도 없다”며 “제시카는 여전히 내 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병원을 감독하는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 재단은 2022년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당시 기록이나 직원을 확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보상 수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j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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