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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따져보니] 들끓는 동덕여대 학생들…'남녀공학 전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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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덕여대가 남녀 공학 전환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논란은 다른 여대에서도 확산되고 있는데, 어떤 상황인지 김주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동덕여대 상황이 심각했다고 하는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동덕여대 학생들이 이틀째 본관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학생 몰래 추진하는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한다면서 근조 화환이 설치됐고 일부 폭력 사태도 있었습니다. 동덕여대 측이 9월 말부터 2040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회의를 시작했는데, 이 회의에서 일부 교수진이 '남녀공학 전환' 아이디어를 냈고, 이걸 학생들이 뒤늦게 알게 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대학 차원에서 공학으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이유가 뭡니까?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줄어들면서 각 대학들이 경쟁력 강화를 고민해야하기 떄문입니다. 현재 일반 대학 전체 신입생 정원이 33만 명 정도인데요, 2018년부터는 태어난 아이 수가 33만 명이 안 됩니다. 사립대학들은 학생은 줄어드는데 등록금은 15년 이상 동결상태라 재정 상태도 악화돼 혁신 방안이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앵커]
동덕여대 측은 공학 전환은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인 거고요. 학생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기자]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여성 교육'이라는 설립 이념을 내세운 학교가 그간의 역사를 스스로 망치려한다고 비판했는데요. 아직 노동 시장에 여성 차별이 있고 여성 혐오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터놓고 연구할 공간으로서 여대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여기다 논의 과정도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비민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현아 /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학우분들께서는 자유롭게 여성 인권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크게 얘기할 수 있는 장소가 사라진다고 생각을 하여서 반대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앵커]
동덕여대에서 시위가 시작이 됐는데, 다른 여대로도 번지는 분위기라고요?

[기자]
네 성신여대 총학생회도 오늘 집회에 들어갔는데요, 성신여대가 내년도 외국인 전용 국제학부에 남학생도 지원할 수 있게 한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여대 학생회도 시위를 시작했는데, 동덕여대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경우 다른 여대들도 도미노처럼 공학 전환을 할 걸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전에도 여대가 공학으로 전환을 추진했던 사례가 있었나요?

[기자]
네 1990년대에 성심여대, 효성여대 상명여대 등이 당시 학령 인구가 줄고 여권이 신장됐단 이유로 공학으로 전환을 했습니다. 덕성, 숙명, 성신여대도 남녀 공학 전환을 검토했던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반대하며 무산됐습니다. 초저출생으로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영향은 사실 중고등학교부터 먼저 현실화 되고 있는데요, 여중, 여고 남중, 남고로는 학생 수가 채워지지 않아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윤김지영 / 창원대 철학과 교수
"이러한 인구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 지금 현 상황안에서, 여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특화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앵커]
그렇군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여대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논의할 기회가 여러번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번에 학생과 학교가 충분한 대화로 해결해 나갔으면 합니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김주영 기자(chu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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