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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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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저축성보험 3兆 증가… “역마진 우려에 부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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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왼쪽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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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은행 판매채널(방카슈랑스)을 통해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을 판매하자 금융 당국이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저축성보험은 금리가 내려가면 역마진 우려가 있고 보험사 새 회계기준에선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도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보험 판매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생보사들의 일시납 보험료는 10조7834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7808억원) 대비 약 3조원(27.8%) 증가했다. 일시납 계약 대부분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한 저축성보험이다. 이 기간 동양생명과 한화생명은 일시납 계약이 각각 50배, 30배가량 늘었다.

이런 저축성보험 성장세는 시장의 전망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최근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성보험은 역마진 우려로 판매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저축성보험은 기본 5년 정도 고정 금리를 지급하고 이후 금리가 서서히 내려가게 설계돼 있다. 일부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연 5% 수준의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금리 인하기에 5년 동안 연 5%의 금리를 주면 보험사 입장에선 그만큼 역마진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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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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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험사 새 회계제도인 IFRS17에선 저축성보험을 보험사에 언젠가 돌려줘야 할 ‘부채’로 인식한다. IFRS17 시행에 맞춰 자본금 확충에 나선 보험사 입장에서 저축성보험은 판매가 꺼려지는 상품이었다.

시장에선 생보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과도한 저축성보험 영업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시납 상품은 매월 보험료를 내는 월납과 달리 납입 기간에 내야 할 보험료를 한 번에 낸다. 올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만기 도래를 앞두고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을 대거 판매해 일시적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단기간에 저축성보험 가입이 늘면 만기가 한 번에 집중된다는 문제도 있다.

금융 당국은 판매가 급증한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일시에 몰려 생보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방카슈랑스 판매 현장에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보험업계에서 나온다. 금융 당국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저축성보험 판매 점검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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