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함께 산 배우자 살해한 치매노인 항소심서 가중처벌

지인과 동료 환자 살해하려 한 고령 피고인들도 잇따라 항소 기각·징역형

광주법원종합청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20년을 함께 산 사실혼 배우자를 살해한 치매 노인이 항소심에서 가중처벌을 받았다.

광주고법 형사2부(이의영 고법 판사)는 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8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20년 동안 함께 살아온 사실혼 배우자의 손에 살해됐다"며 "피고인은 유족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했고, 피해 회복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1심의 형량(징역 10년)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봤다.

치매 노인인 김씨는 지난 2월 6일 광주 남구 방림동 자택에서 사실혼 배우자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20년을 함께 살아온 사실혼 배우자와 말다툼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을 저지른 뒤에는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119 신고가 이뤄지게 했고, 현장에서 검거됐다.

지인과 동료 환자를 살해하려 한 피고인들에게도 2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형이 내려졌다.

광주고법 형사2부는 이날 지인을 감금·폭행하고 바닷물에 빠트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박모(63)씨에 대해서는 1심 형을 유지하는 판결을 했다.

박씨는 지난해 5∼7월 지인 관계인 여성 A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해 피해자를 차량에 강제로 태워 감금하고 바닷물에 머리를 밀어 넣어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같은 재판부는 또 지난해 3월 광주 광산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이던 동료 환자가 자신을 도둑으로 의심하자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장모(7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항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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