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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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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대처로 인천 요양원 입주 건물 화재 대형 참사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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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확산 전 노인 입소자들 마스크 씌우고 이불로 감싸 이동시켜

요양원 입소자 32명·건물 이용객 50여명 무사 대피…사망자 없어

연합뉴스

화재 당시 건물 내부 폐쇄회로(CC)TV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황정환 기자 = 11일 오후 6시 28분께 불이 났다고 119 신고가 접수된 인천시 미추홀구 모 주상복합건물.

1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불로 건물 내부에는 순식간에 연기가 퍼졌다.

화재 신고 접수 후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은 불을 끄면서 요양원이 있는 건물 4층부터 우선 확인했다.

당시 요양원 입소자는 32명이었는데, 대부분 65세 이상 노인으로 거동이 불편해 자력 대피가 어려웠다.

직원들은 연기가 더 퍼지기 전에 입소자들에게 우선 마스크를 착용시킨 뒤 이불로 겹겹이 감싸거나 휠체어에 태워 4층 승강기 앞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소방대원들은 화재 위험에 노출된 입소자들을 승강기에 태워 1층으로 내려보냈다.

입소자를 필사적으로 구조하는 모습은 건물 1층 내부 폐쇄회로(CC)TV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소방대원들과 건물 관계자 등은 1층에서 노인들이 누워 있는 이불을 잡아끌어 입소자들을 신속히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42분 만인 오후 7시 10분께 요양병원 입소자 20명을 구조했고 3분 뒤에 추가로 10명도 대피시켰다. 나머지 입소자 2명은 스스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원 관계자는 "화재 경보음을 듣고 불이 난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직원들이 곧장 입소자들을 우선 대피시켰고 구조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해 병원을 다녀온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CCTV에는 3층 사우나 이용객들이 계단을 이용해 코와 입을 손으로 막고 대피하는 모습도 찍혔다. 맨발로 밖으로 나온 이용객이 있을 정도로 상황은 긴박했다.

화재 당시 사우나 이용객을 포함해 건물에 있던 50여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이 불로 4층 요양원에 있던 80대 노인 입소자 등 21명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심장 질환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은 당초 부상자 중 3명을 중상, 나머지 18명을 경상으로 분류했으나 화재 발생 하루 뒤인 이날 경상 4명, 연기 흡입 17명으로 변경했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요양원 입소자 22명은 다치지는 않았지만,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됐다.

소방 당국은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발생 3시간 만인 전날 오후 9시 32분께 완전히 불을 껐다.

소방 당국자는 "현장에서 환자 상태를 보고 중·경상으로 나누어 판단했다가 환자 상태가 호전돼 경상 4명으로 재분류했다"고 말했다.

요양원 직원들의 신속한 초동 조치와 소방 당국의 구조 활동으로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연합뉴스

불에 탄 지하 주차장 차량
[인천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불이 난 곳은 상가와 아파트가 붙어 있는 주상복합 건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는 요양원뿐만 아니라 마트와 피시방 등 20여곳이 입주해 있다. 지상 5층부터 16층까지는 88세대가 살고 있다.

건물 관계자는 "자동 화재속보설비가 정상 작동해 안내 방송이 제때 나와서 상가 이용객들이 신속하게 대피했다"며 "사우나와 요양원이 있어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불이 시작된 지하 1층 주차장 내부를 중심으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합동 감식에는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 인천소방본부 화재조사팀 등 관련 기관 관계자 10여명이 투입됐다.

화재 당시 지하 1층 주차장에는 차량 6대가 있었으며 이 중 2대는 불에 모두 탔고 1대는 절반가량이 탔다. 나머지 차량 3대는 그을음이 생겼다.

또 지하 1층 주차장 내부 50㎡가 불에 타는 등 이번 불로 모두 7천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오는 13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건물 관계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인천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 합동 감식
(인천=연합뉴스) 황정환 기자 = 12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에 있는 요양원이 입소한 주상복합 건물에서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와 소방서 관계자 등이 합동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전날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요양원 입소자 등 21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다쳤다. 2024.11.12 hwan@yna.co.kr


h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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