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포격에 맞아 한날한시에 세상 떠나
[서울=뉴시스] 다닐 리아슈케비치(왼쪽)와 발렌티나 나호르나(오른쪽)의 사진.(사진=발렌티나 나호르나 인스타그램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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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전장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우크라이나 군인과 의무병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난 사연이 전해졌다.
9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제3독립돌격여단의 의무병 발렌티나 나호르나와 군인 다닐 리아슈케비치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전선에서 함께 사망했다. 두 사람이 사망한 당시의 상황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호출 부호는 각각 '발키리'와 '베르세르크'로 전쟁 중 만나 사랑에 빠져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했다. 두 사람이 연인이 된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동료들은 두 사람에게 서로의 사랑은 참혹한 전쟁을 견뎌내는 데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발렌티나는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즉시 의무병으로 지원 입대했다. 그녀는 의무병의 사망률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나도 언젠가 그들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농담처럼 말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됐다.
제3여단 의료 서비스 책임자 빅토리아 콜라흐는 "발키리(발렌티나)는 의학적 교육이 부족했음에도 의료인으로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람"이라며 "생명과 죽음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라고 했다.
그녀를 잘 아는 한 변호사는 "발렌티나는 항상 진지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수다스럽지 않고 직설적이었지만, 자신의 일을 빠르고 능숙하게 처리했다"고 회상했다.
다닐은 2014년부터 전장에 참여해 온 배테랑 군인이었고, 다리에 상처를 입고도 전선에 복귀하는 전사라고 전해졌다. 그의 동료 트로히메츠는 "육체적으로 강인하고 정신적으로 강건하며 유머 감각이 뛰어났지만, 결코 다른 이들에게 공격적이거나 오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전장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다닐 덕에 모두가 안심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장례식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화장터에서 거행됐다. 둘의 죽음을 애도하는 군중이 횃불을 밝히고 구호를 외치며 두 사람을 기렸다.
그들이 외친 구호는 "불로 타오르라, 생명을 주는 내 연약한 심장을. 두려움도 의심도 모르게 하소서"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처음 훈련을 시작할 때 암기하는 문장이다.
둘을 잘 아는 동료 코스틸은 발렌티나를 만난 것이 다닐이 인생의 어두운 시기를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마침내 함께 싸울 수 있는 소울메이트를 찾았지만, 이것이 그들이 함께한 마지막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동료는 "두 사람은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해주는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s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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