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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 (금)

"윤석열 취임 직후, 김건희-명태균 두 차례 몰래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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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발언을 뒤집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당시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취임 이후 명태균 씨와 수시로 연락했다는 주장이 있다"는 기자 질문에 "내가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 없어 물어봤다. 몇 차례 문자를 했다고 했고,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고 몇 차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김건희-명태균)이 단순히 문자를 주고받은 것을 넘어, 몰래 두 차례나 만났다는 핵심 관계자들의 증언을 뉴스타파가 확보했다.

이른바 '비밀 회동'의 증언자는 김영선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 강혜경 씨와 명태균이 실질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의 전직 소장 김태열 씨다. 두 사람은 오늘(11일) 뉴스타파 카메라 앞에서 그간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명태균 게이트'의 자세한 내막을 털어놨다. 이번 인터뷰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 (주)스픽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면 김건희, 명태균, 김영선 등 세 사람이 윤 대통령 취임(2022년 5월 10일) 직후인 2022년 6월 13일 그리고 6월 22일에 경남 창원 등지에서 비밀리에 만났다는 것이다. 김영선 의원이 일요일(6월 12일) 밤 11시에 내일(6월 13일) 아침 8시 비행기를 예약하라고 강 씨에게 지시한 사실도 통화 녹음파일로 확인된다. 재보궐에서 당선된 지 불과 12일 된 국회의원이 월요일 아침에 급하게 비행기를 탄 이유는 무얼까.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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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보도 화면.
김태열 "KTX 진영역에 정차한 대통령 전용 열차에서 비밀 회동"
첫 '비밀 회동' 날짜는 2022년 6월 13일로 지목됐다. 이날 김건희 여사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단독 공식 행보였다. 당시 언론 기사를 보면 김 여사는 KTX 특별열차로 경남 김해시 진영역까지 이동한 뒤, 차량에 탑승해서 10분 거리에 있는 봉하마을로 이동했다. 그런데 김태열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KTX 특별 열차가 일명 ‘트레인 원(Train One)’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 열차였고, 이날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열차 안에서 명태균과 김영선을 비밀리에 만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 자랑삼아 수차례 반복해서 말한 당사자는 다름아닌 명태균 씨였다.

다음은 김 소장의 인터뷰 중 관련 내용이다.

○ 김태열 : 제가 그 당시에 그 이후에 이제 명태균 씨가 하는 말이 자기는 대통령 전용 열차를 타봤다 그런 말을 하더라고. 그래서 이제 구체적으로 설명이 (2022년) 6월 13일 날이 월요일이에요. 그런데 하루 전날인가 김건희 여사가 김해에 봉하마을에 권양숙 여사를 만나러 가기로 일정이 잡혀 있다. 그래서 몇 시에 진영역인지 하여튼 어디로 오느라 그래서 명태균 씨가 알겠다고. 그런데 여기에 지역에 김영선 의원이 지금 내려와 있다. 김영선 의원하고 같이 가도 되겠느냐.

● 기자 : 김영선 의원이 (2022년) 6.1 지방(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되고.

○ 김태열 : 그렇죠. 당선되고 한 10일밖에 안 됐었죠. 그러니까 여기에 김영선 의원이 지역에 있는데 그러면 같이 가도 되겠느냐고 하니까. (김건희 여사가) 그렇게 하시라고 해가지고 자기가 진영역에 가서 외부에 사람들이 있으니까 열차 안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라고 그런 자랑을 주위의 사람들한테 수없이 이야기했습니다.
그 수없는 사람 중에 저 또한 한 사람이 포함될 뿐이고.그런데 김건희 여사가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할 때 뒤에 검정색 옷을 입고 있는 어떤 여성분이 있었어요. 이제 그 여성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언론) 기사가 막 쏟아졌는데 그래서 자기(명태균)는 차 안에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에 안 잡혀서 천만 다행이라 하고.

● 기자 : 차 안에요?

○ 김태열 : 기차 안에서 있었기 때문에. 기차 안에서 있었기 때문에 자기는 카메라에 안 잡혀서.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는 그런 후일담을 여러 사람한테 이야기했습니다.
-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과 뉴스타파의 인터뷰 중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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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전용 열차 '트레인 원' 설명 자료.
강혜경 "특급 열차 회동 후에 김 여사 또 만났다고 들었다"
강혜경 씨는 우선 첫 '비밀 회동'과 관련해 뉴스타파에 "그때 명태균 대표가 저한테 직접 얘기를 했었고 특급 열차를 본인이 직접 탔다. 대통령하고 여사가 탈 수 있는 그러니까 일반 기차하고 좀 다르다 해서 나중에 특급 열차라는 열차를 본인이 탔다고 하면서 약간 경험담 정도로 얘기를 했었고. 그리고 이제 다른 분도 명태균한테 그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특급 열차는 김태열 씨가 말한 '대통령 전용 열차'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 당시 처음 공개된 대통령 전용 열차 '트레인 원'은 총 8량의 객차로 구성됐다. 대통령의 집무실과 회의실, 수행원 및 취재진 탑승 칸 등으로 나뉜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직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광주를 방문했을 때도 이 열차를 탔다. 이로부터 한 달 뒤, 김건희 여사가 혼자 봉하마을로 가면서 대통령 열차를 이용한 것이라면 이 자체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명태균과 김영선을 몰래 만났다면 그것은 더욱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2022년 6월 12일은 휴일인 일요일이었다. 이날 밤 11시쯤 김영선 의원이 강혜경 씨에게 다음날(6월 13일) 아침 8시에 출발하는 김해공항행 비행기를 예약하라고 전화로 지시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평일인 월요일 아침에 김해로 가야만 하는 급박한 정황이 통화 녹음파일로 남았다.

강혜경 씨는 특급 열차 회동 이후에도 김건희-명태균-김영선 세 사람이 한 번 더 만난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두 번째 '비밀 회동' 날짜는 2022년 6월 22일로 확인된다. 강 씨는 두 번의 비밀 회동'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 씨와의 인터뷰 중 관련 내용이다.

○ 강혜경 : (명태균이) 약간 그냥 자랑 삼아서 저한테는 얘기했었어요. (열차) 안에서 어떤 대화가 오고갔다라는 말보다는 약간 나 이렇게 했어 이런 사람들하고 같이 대면했고 같이 탔어 이 정도.

● 기자 : 근데 그 날짜가 그렇다면 봉하마을에 김건희 여사가 방문한 날은 맞습니까?

○ 강혜경 : 네. 방문한 날짜 맞고 그리고 일단 제가 아는 부분 하나가 두산 에너빌리티에 대통령이 왔을 때 김건희 여사를 또 따로 만났다고 저도 들었거든요. 그 부분은 (따로 만났다구요?) 네.

● 기자 : 두산 에너빌리티?

○ 강혜경 : 에너빌리티. 그때 두산중공업. 날짜가 지금 그때도 김영선 의원이 당선된 이후에 그때 원전 방사능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려왔을 때인데. 근데 이제 김건희 여사를 직접 대면했다. 그런데 그 자리(비밀회동)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었다까지는 얘기를 안 했는데, 김건희 여사하고 이제 명태균하고 김영선 이렇게 3명이 거기서 만났다.

● 기자 : 그렇다면 그게(두 번째 회동) 그 특별 열차, 특급 열차 만남 이후입니까?

○ 강혜경 : 저는 그게 이전인지 이후인지 일단 6월 안쪽이에요. (6월 안쪽에?) 네. (그러니까 취임하고?) 기사가 아마 나온 걸로 알고 있고 이 부분도 제가 검찰 조사 때 말씀을 드렸었어요. 그리고 검사님이 직접 기사를 검색을 했었고
- 강혜경 전 김영선 의원실 보좌관과 뉴스타파의 인터뷰 중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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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보도 화면.
"김영선 '세비 반띵'은 김건희의 '비밀 회동' 발언서 시작된 것"
김태열과 강혜경, 두 사람은 '비밀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가 발언했다는 내용도 기억했다. 김태열 씨는 "(비밀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의원 보고 어떻게 공천받았는 거 아시죠? 라고 말했다고 명태균이가 수없이 자랑했다"고 말하면서 "명태균에게 이 얘기를 들은 사람이 나 말고도 많다"고 강조했다.

강혜경 씨의 증언은 더욱 구체적이다. 강 씨는 "김건희 여사가 이제 김영선 의원한테 '의원님 공천 어떻게 받으신 거 아시죠?'라고 얘기하면서 명 선생님과 황금이(명태균의 막내아이) 평생 책임을 지셔야 된다라고 김영선한테 얘기를 했다고 명태균 대표가 그 얘기를 계속 저한테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명태균이 김영선 의원의) 세비를 받을 때마다 또 늦게 주든지 조금 약간 착오가 있든지 하면 그 얘기를 계속 이렇게 반복적으로 했다.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에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받는 돈이다"라면서 "김건희 여사도 황금이를 좋아한다. 그리고 (애가 김건희에게) 고모라는 단어도 쓴다"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김건희 여사가 '비밀 회동'에서 김영선 의원에게 직접 명태균의 생계를 책임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증언은 명태균 본인이 강 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반복해서 했던 말과 거의 일치한다.

○ 강혜경 : 김건희 여사가 이제 김영선 의원한테 '의원님 공천 어떻게 받으신 거 아시죠?'라고 얘기를 하면서 명태균 대표와. 그러니까 명 선생님과 황금이 막내아이 얘기하면서 평생 책임을 지셔야 된다라고 이제 김영선한테 얘기를 했다. 명태균 대표가 저한테 얘기를 하시면서, 그 얘기를 계속 저한테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세비 받을 때마다 또 늦게 주든지 조금 약간 이게 착오가 있든지 하면 그 얘기를 계속 이렇게 반복적으로 얘기를 했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세비를) 받는 이유가, 김건희 여사가 이렇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나는 이제 당연히 받는 돈이다. 이런 식으로.

● 기자 : 명태균 씨가 녹취 파일 음성에 보면 아이를 팔았다고 하는 얘기가 바로 그 얘기입니까?

○ 강혜경 : 네, 황금이 얘기를 많이 했고. 김건희 여사도 이제 황금이를 많이 이렇게 좋아한다. 그리고 (애가 김건희에게) 고모라는 단어도 쓴다고 했었고요.
- 강혜경 전 김영선 의원실 보좌관과 뉴스타파의 인터뷰 중


대통령 기자회견 답변 뒤집는 '비밀 회동' 증언...검찰도 확보했다
지난 7일 대국민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가 일상적인 문자를 몇 차례 주고 받았을 뿐이라고 국민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불과 한 달 뒤인 2022년 6월에 두 차례나, 더구나 그중 한 번은 대통령이 타지도 않은 대통령 전용 열차에서 세 사람(김건희-명태균-김영선)이 만났다면, 이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물증이 된다.

강혜경 씨는 지금까지 총 8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의 '비밀 회동'에 대해서도 검사에게 자세하게 진술했다고 했다. 검사는 조사 도중 강 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창원 소재 기업(두산 에너빌리티)을 방문한 언론 기사를 찾아보기도 했다고 한다. 취재진은 강 씨에게 비밀 회동 관련 진술이 모두 조서에 정확하게 담겼는지 거듭 물었다. 강 씨의 대답은 "내가 말한 그대로 전부 담겨 있었다"였다. 강혜경과 김태열 씨 외에 제 3자도 검찰에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제 대통령의 거짓말과 직결되는 '비밀 회동'의 진실 여부를 밝히는 건 오롯이 검찰 몫이다.

뉴스타파 이명선 sun@newstapa.org

뉴스타파 봉지욱 b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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