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장기화… 소매판매 감소
“재료비·인건비·전기료 모든게 다 올라”
경기 침체 겹쳐 자영업자들 ‘좌절의 늪’
노란우산공제 ↑·‘착한 임대’ 혜택 연장
정부, 소상공인 추가 지원책 마련 부심
3분기 소매판매 12개 시·도에서 감소
10개 분기 연속 하향… 서비스업 생산도 ↓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가게에 점포정리 관련 안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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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에서 8년째 고깃집을 운영한다는 김모(53·여)씨가 한숨을 쉬며 11일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연이어 경기침체에 맞닥뜨리며 그나마 오던 손님들도 발걸음이 뜸해진 지 오래다.
고물가로 인해 다락같이 오른 가게 운영비도 김씨의 목을 누르는 요인 중 하나다. 김씨는 “최근 공공요금부터 재료비 안 오른 게 없다. 내년이면 인건비(최저임금)도 1만원을 넘지 않냐”며 “결국 내가 휴일이고 뭐고 반납하고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김씨는 최근 함께 일하던 직원 3명 중 2명을 내보낸 상황이다.
코로나19에 이은 불황에 소상공인의 좌절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의 장기화로 전기료, 가스비 등 공공요금은 물론 최근 채소값 파동으로 오른 재료값과 인건비 등 모든 비용이 오른 반면 시민들의 지갑은 얇아진 탓이다.
정부도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연내 추가 대책이 제시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윤석열정부, 반환점을 맞아 경제성과 점검’ 자료에서 “내수 회복 가속화를 위해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 방안의 연내 추가 마련을 검토하겠다”며 “노란우산공제 소득공제 한도를 상향하고, 상가 임대료를 인하한 임대 사업자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연장해 소상공인 지원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장기·고착화하는 내수 침체에 따른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도 아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동향’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가 인천 등 전국 12개 시·도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경남 등 9곳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전국적으로 내수 부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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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상품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3분기 들어 전문소매점과 슈퍼마켓·잡화점 등에서 판매가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인천(-4.4%), 강원(-4.1%), 서울(-4.0%), 경기(-3.9%) 등 12곳에서 줄었고, 충남(3.9%) 등 5곳에서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소매판매는 올해 1분기 2.1% 줄어든 뒤 2분기 2.9% 감소하는 등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나아가 올해 3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줄며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서비스업 생산 역시 감소한 곳이 더 많았다. 서비스업 생산은 제주(9.0%) 등 8개 시·도에서 늘었지만 경남(-3.6%)과 세종(-3.4%), 전북(-3.0%) 등 9곳에서는 부동산, 예술·스포츠·여가 등의 생산이 줄며 감소했다. 전국 단위 서비스업 생산은 1분기 2.1% 늘어난 뒤 2분기 1.6%, 3분기 1.0% 등 갈수록 증가폭이 낮아지고 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6일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양호한 수출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며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KDI의 ‘내수 둔화·부진’ 판단은 지난해 12월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채명준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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