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KD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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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까지 낮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춰 거시정책 기조를 조정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다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통화정책은 보다 완화적으로, 재정정책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발표한 '최근 물가 변동 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DI 분석 결과 통화정책은 재정정책에 비해 물가상승률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기준금리가 1%p(포인트)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물가상승률이 3분기 후 최대 0.2%p 상승한 뒤 2년여간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정부지출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1%p 증가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물가상승률이 해당 분기에 최대 0.2%p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파급 영향은 1년여로 통화정책에 비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물가상승세 둔화도 이러한 영향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적 통화정책은 2022년 이후 고물가를 억제하는 효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2022년 하반기 물가상승률 상승에 0.7%p 기여하며 고물가 기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확장재정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2023년 이후 축소되며 최근 물가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2년 이후 누적된 고금리 정책이 최근 물가를 -0.8%p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KDI 측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황선주 KDI 연구위원은 "고금리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 최근까지도 3% 내외의 고물가가 지속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하지 못한 추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소득,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 등 비정책 수요 요인의 시차효과가 궁극적으로 0으로 수렴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맞춰 거시 정책 기조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먼저 통화정책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하회하는 현상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긴축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대로 재정정책은 이미 확대된 재정지출 수준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출(정부 소비+정부 투자)이 코로나19(COVID-19) 위기 대응과정에서 급격히 확대된 이후 지금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물가 이외에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결정하기 때문에 물가에 대한 영향만을 근거로 기준금리 인하의 크기나 시점을 구체화해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물가를 근거로 평가했을 때는 (통화정책을) 완화적 방향으로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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