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최근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출처=SPRAVDI 페이스북)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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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총알받이'로 전락할 위험에도 불구하고 파병에 자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권을 향한 세뇌된 충성심,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 바깥 세계에 대한 동경 등에 의해서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군인 출신 탈북자 여럿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지닌 충성심과 결의는 전장에서 단순한 용병이나 총알받이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탈북한 군인 출신 탈북자 유성현(28)씨는 WSJ에 "내가 만약 복무 중에 러시아 파병 명령을 받았다면 감사해 하며 명령을 따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내가 북한군에 몸담던 시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건설 현장 등에서 노동에 시달렸다"며 당시 러시아 파병 명령을 받았다면 "적어도 식사는 이보다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파병된 다른 군인들도 이와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평생에 걸쳐 세뇌 받은 이들에게 러시아 파병은, 김정은 정권에 돈과 영광을 바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로 여겨졌을 것이라 추측했다.
이번에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특수부대인 11군단, 이른바 '폭풍군단' 출신 탈북민 이현승(39)씨는 "과거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위해 죽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사상 교육을 매일 받았다"며 "이번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도 분명히 동일한 교육을 받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씨는 이번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전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희생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러시아로 가라는 지도자의 명령에 감히 의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8년 탈북한 전직 북한 장교 심주일(74)씨는 "과거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군인과 그 가족들이 엄청난 신분 상승을 누렸던 것을 목격한 북한 군인들 입장에서 이번 러시아 파병도 그와 같은 기회로 여겨질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베트남전에서 살아 돌아온 공군 조종사들은 모두 영웅 대접을 받고 고위 장교로 진급했으며, 전사한 조종사들의 아내들 또한 노동당 내에서 고위직에 오르는 등 신분 상승을 겪었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 군인들의 정권에 대한 충성심과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만큼 북한 정권이 추후 러시아에 추가 병력을 보낼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WSJ 또한 "북한의 이번 1차 파병의 걱정스러운 지점은 북한이 군대를 더 보낼 수 있다는 점"이라며 "현재 북한은 세계 최대 규모인 약 120만명에 달하는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일(현지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 군인과의 첫 교전이 있었다며 세계가 불안정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미 정부 관계자 또한 뉴욕타임스(NYT)에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첫 교전을 펼쳤지만 상당수가 사망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군과 우크라군 간 첫 교전이 있었다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 러시아에 도착한 북한 병력이 아직 본격적인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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