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현지 디지털은행 슈퍼뱅크, 3개월만에 200만 고객 돌파… 수신금액 229% 급증
KB국민은행이 3조원 넘게 투입한 인니 법인 '부코핀은행(현 KB뱅크)'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니 디지털은행에 전략적 투자로 참여한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의 에코시스템을 접목한 성장 전략 등을 바탕으로 해외 역량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11일 카카오뱅크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전략적 지분 투자로 론칭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런칭 이후 100만 고객 달성 기간이 2개월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 주요 디지털은행들이 100만고객 달성까지 6개월~12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슈퍼뱅크의 이 같은 고객 유입은 괄목할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여수신 성장세도 가파르다. 슈퍼뱅크의 지난 9월 수신금액은 2827억원으로 1분기만에 무려 229% 늘어났다. 같은 기간 여신금액도 4231억원으로 31% 성장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도 슈퍼뱅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인도네시아의 금융 환경은 국내와 다른 점이 많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뱅크는 그랜드 론칭 이후 기존의 어떤 디지털뱅크 사업자보다도 빠른 시일 안에 여신, 수신, 고객수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모두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랩의 에코시스템을 활용한 시장 진입이 초기 전략으로 주요했다고 판단한다"며 "아울러 인도네시아의 기존 디지털 뱅크와 달리 슈퍼뱅크의 많은 상품 및 서비스가 카카오뱅크와의 긴밀한 협의하에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경험을 해외에 이식했을 때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서비스와 상품이 반영됐고 이에 대한 고객의 좋은 평가가 지금의 성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성장전략을 바탕으로 태국 공략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태국에서 버츄얼 뱅크 라이센스를 취득할 경우 프론트 엔드, 앱 개발 등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COO는 "카카오뱅크는 상품 및 서비스 기획 이후 관련되는 UI·UX 등을 포함한 직접적인 필요 범위 내 개발 순서를 확정해 해외 시장에서의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이런 경험에 기반해서 추가적인 글로벌 전략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인니 공략 나섰던 KB국민은행은 1조원이상 손실
반면 일찌감치 인니 공략에 나섰던 국민은행은 아직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해 카카오뱅크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8년부터 부코핀은행(현 KB뱅크)에 3조1000억원을 투입하며 경영정상화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 약 1조5000억원의 손실을 나타내며 부실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22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부코핀은행은 2020년 이후 4년6개월간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28번의 제재까지 받아 심각성을 더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부코핀은행의 총체적 부실 운영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다른 은행들의 상황이 모두 그렇지만은 않은데, KB 부코핀은행은 손실이 심각하다"며 꼬집었다.
그러면서 "KB부코핀은행의 부실채권(NPL) 비중도 또 다시 급증하고 있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의원측으로부터, 부코핀은행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 1년6개월이상 공들여왔던 1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IT프로젝트까지 실패했다며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조 의원은 "KB부코핀은행이 승부수를 걸겠다하면서 추진한 IT사업은 2023년1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00억원이 투자됐지만, 오픈을 못했다"며 "더구나 IT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용역업체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최근 다른 대기업에게 프로젝트를 넘기면서 기존 용역업체에게 대금을 지급하지않다"고 비판했다.
이와관련 은행측은 최근 기존 주사업자였던 미국의 DXC테크놀러지와 계약을 해지하고, LG CNS의 인니 현지 합작사와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에서도 부코핀 은행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부코핀은행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며 엄정한 검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은행권에서도 부코핀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로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부실한 현지 은행들을 인수해 정상화 시키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적자가 심한 부코핀은행은 정상화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상화 과정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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