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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용서가 안돼" 시작된 이정재의 복수…오겜2 'OX 투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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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의 세트장. 456명의 숙소 공간 바닥에 O와 X 표시가 그려져 있다.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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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내가 다시 ‘오징어 게임’의 세계로 들어와 이걸 찍고 있다니!”

넷플릭스 최고의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2021)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시즌2 첫 촬영의 기분을 이렇게 요약했다. 시즌1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기에 느끼는 부담감, 시즌1에서 풀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만족감, 시즌2 반응에 대한 기대감 등 복합적 감정을 내포한다.

시즌1보다 규모와 활용도를 높여 공들여 제작한 세트장에 대한 자신감 또한 담겨있다. 참가자 이동 통로인 미로 계단은 전작보다 확장해 높이 11m에 120평 규모로 지어졌다. 456명의 참가자 숙소는 높이를 기존 11m에서 13m로 늘렸고 면적 또한 400평으로 확장했다. 지난해 7월 크랭크인한 뒤 올 여름까지 1년 가량 촬영한 '오징어 게임2'는 다음달 26일 전세계 공개된다.

황 감독은 시즌2가 한창 촬영 중이던 지난해 12월 7일 대전의 세트장 일부를 언론사에 공개한 뒤 “시즌2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세트 비주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시즌1에 이어 미술을 총괄한 채경선 미술감독은 “시즌1의 상징적인 것들을 지키면서도 스토리 개연성에 어울리는 공간감과 시즌2 만의 재미 요소를 추가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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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의 상징 공간인 미로에서 연출하는 모습.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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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성기훈의 복수



시즌2는 ‘오징어 게임’에서 우승했지만 미국행을 포기하고 다시 게임장을 찾는 기훈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머리를 빨갛게 염색한 기훈이 “난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그래서 난 용서가 안 돼. 너희들이 하는 짓이”라고 말하며 굳은 표정으로 출국장을 빠져 나오는 시즌1의 마지막 장면부터 연결된다.

세트에는 기훈의 복수 서사를 반영한 요소들이 많다. 채 감독은 “기훈의 복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어둡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456번으로 게임에 참가한 기훈이 새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것이 시즌2의 주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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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의 숙소 공간은 어두운 조명으로 설계해 성기훈의 복수서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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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에는 기훈과 사적 관계의 참가자가 더 많이 나온다. 티저에는 모자 관계로 보이는 강애심-양동근이 등장했다. 강하늘, 노재원, 박규영, 박성훈, 원지안, 이진욱, 임시완, 조유리, 채국희, 최승현(빅뱅 전 멤버 탑) 등 새로운 얼굴도 많다. 황 감독은 “유명 배우와 신인급 배우의 조화를, 그들의 새로운 연기를 지켜보는 것이 감독으로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공개 OX 투표 도입



시즌1과의 가장 큰 차이는 참가자 간의 대립이 심화된다는 점이다.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이 투표를 통해 이곳에 남을 지, 나갈 지를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참가자들은 OX 투표에 따라 같은 편이 되기도 하고 대립하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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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 투표를 진행하는 관리자들의 모습.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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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전쟁도 많고 국내만 해도 세대 간, 성별 간, 지역 간 갈등하고 구별하고 공격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편 가르기에 대한 풍자로서 ‘서로 간의 구별’을 시즌2의 중요한 테마로 녹여냈습니다.”(황동혁 감독)

언론에 공개한 숙소 공간 바닥에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페인트로 커다랗게 O와 X가 그려져 있었다. 채 감독은 “OX는 ‘너와 나는 다르다.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는 대립의 시작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호화된 빨간색과 파란색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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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판화가 에셔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미로 계단. 채경선 미술감독은 동심의 컬러인 핑크색을 더해 모순과 역설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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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의 공간은 핑크색 미로 계단으로도 이어진다. 시즌1에선 이질적인 동심의 색감을 보여주는 공간 정도로만 나왔는데, 시즌2에선 캐릭터들의 갈등으로 인한 여러 사건들이 펼쳐지는 공간으로도 쓰인다. 네덜란드 판화가 에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황 감독은 "작품을 만들기도 전에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 일은 처음이라 어색하고 부담이 컸다"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작품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시즌3는 내년에 공개된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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