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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사설] 아연실색할 대한체육회장 전횡...이러고도 3연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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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 스포츠 관련 단체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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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간부와 직원 8명에 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체육회 직원 부정채용,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 사적 사용 등 회장의 장기 집권에 따른 권력 전횡의 일단을 보여주는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의 대한체육회 비위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이 회장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직원으로 자기 자녀의 대학친구를 부당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대표 경력과 전문스포츠지도자 등 자격 요건이 되지 않자 선수촌 간부에게 요건 완화를 지시했고, 반대하는 채용 부서장을 교체했다는 것이다. 결국 자격 요건이 완화된 상태로 채용됐다고 한다. 사회의 공정성 강화 분위기에서 있을 수 없는 낙하산 채용이다.

이 회장은 체육회의 마케팅 수익 물품을 무단으로 지인 등에게 제공하고, 타 부서 배정 후원물품을 사적 사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파리올림픽 참관단엔 체육계와 관련 없는 지인 5명을 포함하도록 추천하고 계획에 없던 관광도 제공했다고 한다. 친분이 있는 스포츠 종목 단체장의 청탁을 받아 파리올림픽 관련 주요 직위를 맡기고 이 인사에게 선수 보양식과 경기복 구매비용을 내게 한 혐의 내용도 있다. 이 회장은 비위 의혹 조사에 성실하게 소명하기는커녕 대면 조사 회피나 체육회 업무용 PC 하드디스크 무단제거, 자료제출 거부 등 안하무인식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임원 연임 제한 규정 폐지 등과 관련해 문화체육부와 마찰을 빚고, 국정감사 증인 출석과 관련한 지방일정 등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2016년부터 맡았던 대한체육회장에 3연임 출마를 선언하면서 12일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자격 심사를 앞두고 있지만, 측근 등이 대거 포진한 위원회 구성상 '셀프 연임 심사' 뒷말이 무성하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와 한국스포츠의 건강한 발전을 바란다면 거취에 대해 재고하기 바란다. 더불어 이 회장에 대한 ‘모욕주기’ 논란을 빚지 않도록 공정한 수사와 처리 결과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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