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일) 새벽 경북 포항제철소에서 큰 불이 나 5시간 만에 꺼졌습니다. 연이은 폭발음에 전쟁 난 줄 알았다는 게 근처 주민들 이야기입니다.
먼저 최승훈 기자 리포트부터 보시고 현장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바다 너머 공장에서 붉은 화염이 번쩍거립니다.
하늘 위로는 뿌연 연기가 높이 솟아오릅니다.
[전형빈/목격자 : 갑자기 '뻥'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1~2분 정도 있으니까 저기서 불기둥이 확 솟아오르더라고요.]
오늘 새벽 4시 20분쯤 경북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길이 크게 번지면서 여러 차례 폭발음을 냈고, 인근 주민들은 밤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목격자 : 폭탄 떨어지는 소리처럼, 전쟁이 난 줄 알았어요. 처음에. 그래서 인터넷에 검색도 해봤어요. '포항 실시간' 이렇게.]
소방당국은 신고 30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약 5시간 만인 오전 9시 20분쯤 불을 완전히 껐습니다.
이 불로 공장 안에 있던 직원 8명 가운데 1명이 손등과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나머지 7명은 대피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쇳물을 녹이는 공장 용융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각, 약 4km 떨어진 다른 포스코 계열사 공장에서도 불이 났습니다.
쇳물로부터 설비를 보호하는 벽돌, '내화물'을 만드는 공장인데, 프레스 기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겁니다.
소방당국이 출동해 약 1시간 20분 만에 불을 껐고,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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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로 포항 화재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최 기자, 먼저 불이 어떻게 시작됐는지가 가장 궁금한데요, 드러난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저는 지금 불이 난 포항제철소가 보이는 포항구항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로 보시는 것처럼요, 공장 건물 3동 가운데 2동만 조명이 켜져 있고, 불이 난 3파이넥스 공장은 어두운 형태만 보입니다.
제철소 내부는 보안시설이라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바다 너머로 검게 그을린 외벽 등 화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소방당국은 용융로에 있던 쇳물이 가야 할 길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흐르다가 폭발했다, 이런 진술을 확보하고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포스코는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수사를 좀 더 봐야 하겠군요, 오늘 화재로 무엇보다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인데 이건 어떻습니까?
<기자>
불이 난 3파이넥스 공장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녹여서 쇳물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1년에 2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데, 포항제철소에서 만드는 쇳물의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포스코는 화재 피해를 복구하는 데 일주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제철소에 있는 다른 공장들을 추가로 가동하면 당장 생산과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나마 다행이기는 한데, 사실 포스코에서 이런 사고가 난 게 처음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오늘만 해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포스코 공장 2곳에서 거의 동시에 불이 났는데요.
이런 화재나 폭발 사고는 포스코에서 몇 년간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지난해 12월에 가스가 새어 나와 불이 났고, 2022년에는 태풍 힌남노가 강타하면서 침수와 누전, 화재 피해를 한꺼번에 당하기도 했습니다.
반복되는 사고로 근처 주민들의 불안이 높은 데다가, 국가기간산업을 담당하는 만큼 안전 관리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포스코는 화재 원인을 조사한 뒤에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하륭·김남용 TBC, 영상편집 : 황지영)
최승훈 기자 noisyc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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