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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모두가 웹툰을 외칠때 역으로 갔다”…미국서 ‘만화책’으로 대박낸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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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 6개월새 6만부 판매
현지 코믹스 판매량 대비 5배 수준
‘경이로운 소문’ 등 5종 13만부 돌파
출판시장 비중 90% 달하는 미국 겨냥해
웹툰·웹소설 IP를 드라마·책까지 확대


매일경제

미국에서 출간된 ‘이태원 클라쓰’ 단행본 표지. <사진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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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미국에서 선보인 국내 웹툰 단행본이 불티나게 팔리며 ‘K-컬쳐’의 새로운 성공사례를 쓰고 있다. 온라인 만화 시장의 성장성은 크지만 아직은 출판시장 비중이 절대적인 현지 특성에 맞춰 자체적으로 보유한 스토리 지적재산권(IP)을 웹툰 뿐 아니라 종이책 등 다른 매체로도 함께 전개하는 전략을 편 것이 대박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같은 K-스토리 기반의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을 중심으로 카카오는 세계 최대 스토리 IP 시장인 미국과 일본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10일 현지 출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웹툰 사업법인 타파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4월 미국에 발간한 웹툰 ‘이태원 클라쓰’의 단행본 1권은 반년이 조금 넘은 현재까지 약 6만부가 팔려나갔다. 한달에만 대략 1만부가 판매된 셈이다.

이는 미국에서 일반적인 인지도를 지닌 현지 작품이 한달에 평균 2000부 내외로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5배 더 많고 ‘배트맨’ 같은 유명 노블코믹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처럼 글로벌에서 인기 많은 일본 만화의 판매량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5월 1권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6권까지 발매한 웹툰 ‘사내 맞선’ 단행본 역시 현재까지 6만부 이상 발간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과 6월에 각각 1, 2권이 출판돼 1만부 가량 팔린 ‘경이로운 소문’, 올해 잇따라 첫 단행본을 낸 ‘SSS급 죽어야 사는 헌터’와 ‘빙의자를 위한 특혜’ 까지 이 회사가 미국에서 발간한 K-웹툰 단행본 총 5종의 총 판매고는 13만부를 돌파했다.

현지에서 인기를 모은 단행본들은 카카오가 보유한 IP로서 종이책 발간에 앞서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보였다는 것이 공통적이다.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 처음 웹툰으로 선보인 후 국내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현재 웹툰은 카카오의 북미 스토리 플랫폼 타파스,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미국 내 팬을 상당수 확보한 상태다.

사내 맞선은 웹소설로 출발해 웹툰, 드라마까지 IP를 확장했다. 이 작품 역시 웹소설과 웹툰은 타파스,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미국 현지에 서비스되고 있다.

매일경제

미국에서 출간된 ‘사내 맞선(A Business Proposal)’ 단행본 표지. <사진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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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미국에서 전개하는 IP의 생태계를 종이책으로도 확대한 것은 아직 출판시장이 큰 현지 상황에 맞춰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만화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3% 성장한 27억1300만 달러(약 3조7600억원)를 기록했다. 이중 디지털 만화와 웹툰 등 만화 앱 시장은 5억400만 달러(약 7000억원)에 그쳤다. 전체 만화 시장의 80% 이상이 여전히 인쇄 만화 시장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K-컬쳐 인기에 힘입어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현지에서 뜨거운 것도 주목된다.

현재 타파스가 서비스 중인 한국 작품은 1300여개로 전체 작품 중 2%에 불과하다. 하지만 타파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달할 만큼 절대적이다.

이에 맞춰 유력 한국 IP를 활용해 웹툰과 웹소설, 현지에서 많이 찾는 종이책까지 함께 전개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출판시장에서 거둔 좋은 성과에 힘입어 타파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2월 웹소설 원작 웹툰인 ‘남편이 미모를 숨김’ 1권을 포함해 향후 3년 안에 최소 20여권의 단행본을 미국에서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활발한 IP 확장을 통해 카카오는 글로벌 핵심 스토리 시장인 북미 중심으로 사업을 집중한다는 목표다.

앞서 카카오픽코마는 올해 안에 프랑스에 설립한 유렵 현지 법인을 해산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9월 유럽 지역 웹툰서비스를 종료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대만 시장 철수 계획을 밝혔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은 지역은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글로벌 ‘빅 2’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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