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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토요기획] 미국 따라잡아라, 중국 무기 현대화 ‘부스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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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9년 세계적 수준의 첨단 국방력 목표”
“중국 항공엔진 개발 기술, 나토 국가 수준”
“공대공‧대함미사일 센서 기능 등에서 미국 앞서기도”
“AI 기술에서는 미국이 아직 주도권”


이투데이

중국군 항모 랴오닝함과 산둥함 전단의 남중국해 훈련 장면. 연합뉴스


최근 몇 년 새 중국이 항공엔진, 우주 발사 시스템 등 몇몇 국방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능가할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무기 현대화에 가속이 붙고 있다. 계속된 미국과의 분쟁 등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2035년까지 군대 현대화를 마치고, 2049년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국방력을 갖추고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장비도 갖춰지지 않고, 훈련도 되지 않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모습은 이미 과거다. 해군력이 대표적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 군함의 약 70%가 2010년 이후 진수된 최신 모델이다. 미국의 경우 20% 정도만이 2010년 이후 진수된 모델로, 중국이 신형 군함으로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

특히 미 해군 잠수함 전투장교 출신 톰 슈가트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076형 강습상륙함’을 만드는 기술을 높이 평가했다. 슈가트 선임연구원은 “076형 강습상륙함은 드론과 헬기 등의 탑재가 가능한 세계에서 가장 큰 군함”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만드는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 같은 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군함의 수직발사시스템(VLS)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VLS에 내장된 셀(cell) 형태의 발사관 수는 해군 군사력 척도 중 하나로, 2004년 미국 군함에 222개의 발사관이 장착됐을 때 중국 군함에는 한 개가 있는 수준이었다면 지난해 기준 중국이 미국의 발사관 수의 50% 수준으로 따라잡았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도 엔진 개발에서 국방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미 공군 싱크탱크인 중국항공연구원의 브렌단 멀베이니는 이코노미스트에 “고품질 엔진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이 이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의 엔진을 개발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은 미국 스텔스기보다 빠른 스텔스기를 대량 생산해내고 있으며, 전투기 탑재 무기 성능도 향상됐다. CIA 애널리스트 존 컬버는 “미국이 실패한 영역에서 중국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공대공‧대함미사일의 속도, 센서, 방해 방지 기능 등을 언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룬 분야는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비행, 기동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올해 초 미 국립항공우주정보센터(NASIC) 제프리 맥코믹은 의회에서 “중국이 대규모 투자와 광범위한 테스트로 세계 최고의 극초음속 무기를 보유하게 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멀베이니는 “미국이 더 빠르고 정확한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중국 역시 이미 여러 개의 극초음속 무기 시스템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발표하는 첨단기술 경쟁력 순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국방 관련 7개 기술 분야 중 6개 분야에서 1위로 나타났다. 중국이 앞서고 있는 6개 분야는 고급 항공기 엔진과 드론‧협업로봇, 극초음속 감지 및 추적 기술, 첨단 로봇 공학 기술, 그리고 자율시스템‧우주 발사 시스템이다. 미국은 소형 위성에서만 중국을 앞섰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이유로 국방력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프랭크 켄달 미 공군장관은 4월 “우리는 국방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고, 뛰어난 기술력으로 빠르게 따라붙는 도전자가 있는 것”이라며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중국군의 현대화가 미국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국방력에서도 주요한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AI를 국가안보를 위해 책임있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지침과 정부 기관별 이행 사항을 담은 ‘AI국가안보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미국이 첨단 AI 개발과 사용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비롯한 적대국이 AI를 활용해 미국의 안보에 위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도 AI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러시아의 국방력이 우리의 예상에 못 미쳤듯, 중국 역시 이념적 통제와 복잡한 지휘구조, 그리고 기술 수출에 대한 미국의 규제 등이 기술 개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부패, 저하된 육‧해‧공군 간 통합성 등 PLA 내 고질병도 기술 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이투데이/정영인 기자 (o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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