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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한동훈, 윤 대통령 담화 하루 만에 입장문…'속도감 있는 실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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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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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하루 만에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이 약속한 사안들의 속도감 있는 실천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어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께 약속하셨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며 “민심과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 모두 국민 앞에서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가 전날 윤 대통령 관련 담화에 긍정 평가를 내놓은 이유로,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전날 회견을 통해 한 대표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과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 등은 그간 한 대표가 요구해 온 것들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고개를 숙였다. 각론에선 ▶특별감찰관 관련 “국회에서 추천하면 당연히 임명할 것이다” ▶인적 쇄신 관련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관련 “외교 관례상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제외하곤 사실상 활동을 중단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관련 후속 조치 등을 통해 김 여사가 11월 중순 예정된 남미 순방에 동행하지 않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기로 결정한 방침을 전했다. 또 특별감찰관에 대해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야당의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 등과 연계하지 않는 ‘조건 없는 특별감찰관’ 추천 수용을 뜻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회견에 긍정 반응을 내놓으며 이달 중순 예고된 ‘김 여사 특검법 표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등을 앞둔 여권의 단일대오 유지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한 대표는 오후 추가 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가 본인 범죄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법원의 형사 판결 선고를 1주일 앞두고 총동원령을 내린 것”이라고 민주당 장외집회를 겨냥하는 등 대야공세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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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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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한 대표의 긍정 반응은 정치권의 당초 예상과는 달라 주목됐다. 윤 대통령 회견 직후 일부 친한계 인사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한 대표와 당 대변인은 공개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한 대표의 반응에 당에선 여러 해석이 뒤따랐다.

한 친한계 인사는 “윤 대통령이 고개를 숙였는데 이마저 한 대표가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강성 지지층의 여론을 한 대표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대통령 임기가 절반 남은 상황인 만큼 차별화만을 강조해선 대통령과 지지율이 따로 가는 게(디커플링) 아니라 함께 내려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차기 지도자 선호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재명 대표(29%)에 이어 14%를 기록했다. 당 대표로 선출된 후 19%에서 5%포인트 빠진 수치다. 정점은 총선 전엔 올 3월로 24%였다.

한편 한 대표가 주장해 온 특별감찰관 추천은 실제 추진되기까진 국회 문턱이 높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특검이 병행되지 않는 특별감찰관에 대해선 반대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지금 시국에 특별감찰관을 들고나온 의도가 명백하다”며 “특검에 동의하고 같이 추진하지 않는 한 한 대표의 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했다. 특별감찰관 추천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후보 추천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수 없다.

윤지원·강보현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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