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인하' 부담 던 한은
환율 10원 뚝↓1386.4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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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내리자, 1,40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상대적 안정세를 보였다. 고환율이 금리인하 경로의 걸림돌이 될까 봐 노심초사했던 한국은행도 부담을 일부 덜게 됐다.
8일 오후 3시 30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2원 내린 1,386.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으로 한때 1,404.5원을 기록했던 환율은 전날 늦은 오후 1,380원대로 주저앉았다.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강(强)달러를 자극하는 관세 공약이 현실화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추가 인하하며 달러 약세 압력을 더했다. 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만장일치로 미국 기준금리를 연 4.5~4.75%로 0.25%포인트 내렸다. 9월(0.5%포인트 인하)에 이은 2회 연속 인하 결정이었다.
완화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이 시장을 거듭 안심시켰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기조는 오늘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약적이라고 판단한다"거나 "단기적으로 선거 결과는 FOMC 정책 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이 구체화하기도 전에 미리 우려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사임할 생각이 없고, 대통령이 의장이나 여타 이사를 해임하거나 강등시키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인적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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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080510000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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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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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특별한 이변이나 새 정보는 없었다"는 평가와 함께 12월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이 목표(2%)로 회귀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동시장 약화가 필요 없다며, 12월 회의에서 추가 25bp(0.25%포인트) 인하가 여전히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임을 시사했다"고 풀이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추진될 정책 때문에 "향후에는 연준 위원들의 정책 판단 난도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내에서는 한은 부담이 줄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은은 연준에 이어 지난달 금리인하에 착수했는데,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면 추가 인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환율 1,400원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나 홀로 인하'로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이 더 높은 수준으로 튈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낮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 중기적 시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이 성장 약화 요인임을 지적하며 "이번 달은 동결이 유력하지만 3개월 내 추가 인하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환율이 하락하면서 양대 증시는 상승 출발했다. 뉴욕 3대 증시가 기술주, 반도체주 중심으로 이틀 연속 상승 마감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오후 들어 중국 경기부양책 경계감 등으로 코스피지수는 약세 전환해 0.14% 내린 2,561.1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2차전지 업종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덕에 1.34%로 상승세를 지켰다. 마감가는 743.38이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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