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클러스터 조성, 기업·사람 모을 것
"70년 금단의 역사와 스토리도 엮겠다"
편집자주
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김동근 의정부 시장. 의정부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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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을 먼저 떠올리게 했던 경기 의정부시가 디자인 산업을 육성해 4차 산업 시대를 선도할 겁니다. 그 중심에는 시 한복판에 자리 잡은 거대한 반환 미군기지 캠프 레드클라우드(CRC)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디자인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죠.”
1953년 분단 직후부터 주한미군이 주둔했던 의정부시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의정부에 배치됐던 많은 미군들이 평택으로 재배치되고, 미군이 주둔했던 부대도 폐쇄되면서 인구 감소와 상권 몰락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반대로 이곳을 개발하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기도 했다. 2022년 반환된 CRC도 마찬가지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판교보다 넓은 부지의 CRC 개발을 필두로 의정부를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하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분단 이후 한국인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 70년간 '금단의 땅'이었던 CRC부대 내 역사적 의미를 담은 건물을 최대한 활용, 스토리와 디자인이 어우러진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4일 시청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 시장은 “CRC가 갖고 있는 '평화와 안보' '한미동맹' 등의 역사와 스토리를 살리되 미래 산업을 결합해 사람과 기업, 자본을 끌어모으겠다”고 강조했다.
-CRC의 역사성과 스토리는 무엇인가.
“CRC는 미2사단 사령부로 판교(66만 ㎡)보다 큰 86만3,000㎡ 부지에 230여 개의 건물이 있다. 60년 전에 지어진 교회와 레스토랑, 영화관 등 역사적 가치가 큰 건물도 많다. 또 전 세계 미군기지 내 ‘전쟁박물관’이 있는 곳이 5개 정도인데 CRC에 하나가 있다. 체육관의 목조기둥도 연구가치가 높다. CRC의 본질적인 특징을 잘 나타내는 건물들이다. 허허벌판처럼 모두 밀어내고 건물을 지으면 역사를 지우게 된다. 건물의 가치를 인정하고 역사를 살려 향후 디자인클러스터로 조성할 때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모여들게 될 것이다. 13일 한국일보 주최 ‘2024 미지답 의정부CRC 국제포럼’도 부대 내 교회에서 열린다.”
-미군부대 내 토양오염 문제도 있어 건물 존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토양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건물을 철거하고 땅을 파 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시민들이 걱정하는 토양오염은 타협의 대상도 아니다.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오염원은 제거해야 한다. 다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불소오염 지역에 있는 건물은 환경부의 위해성 평가를 통과할 수도 있다. 이를 포함해 근대문화적 가치가 상당히 높은 건물 30여 동은 보존하려 국방부와 협의 중이다. 오염된 부지의 건물은 하나하나 세밀하게 따져볼 테니 시민들은 토양오염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국방부도 토양과 건물 등의 오염원 제거 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쯤 결과가 나올 것이다.”
-'판교' 하면 IT를 떠올리듯, '의정부' 하면 디자인을 떠올릴 수 있을까?
“확신한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IT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이 몰려 있어 그렇다. CRC에 디자인 관련 기업과 연구·교육 기관 등을 유치해 ‘디자인 의정부’를 만들어 일자리와 사람을 끌어모으겠다.”
-최근 정부에 '디자인클러스터'를 조성했다는데.
“판교도 경기도가 시작하고, 국가 지원하며 성공했다. 의정부시 정책이 아닌 국가 어젠다로 선정해 ‘디자인 도시 의정부’가 되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는 의미다. 왜 CRC가 디자인클러스터 사업대상지로서의 적합한지, 대한민국 디자인 산업에 어떻게 부가가치를 높일지 알리고 있다.”
-시민들도 기대감이 크다.
“CRC 디자인클러스터는 의정부는 물론 경기도의 변화를 위해서도 아주 획기적인 사업이다.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 반드시 디자인 의정부를 만들겠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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