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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김건희 의혹’ 부인한 尹, 특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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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아내 처신 문제, 걱정 드려 죄송… 어떤 걸 사과하는진 말하기 어려워”

김건희 특검엔 “인권유린 정치선동”… 명태균 의혹 등 구체적 해명 안해

친한 “진전된 게 없어” 野 “거짓 변명”

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당 초선 의원들이 저한테 전화하면 제가 딱 받거든요”라고 답하면서 전화 받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 어린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어찌 됐든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모든 것에 문제가 있어 이런 일이 더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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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인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어느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정확히 사과를 할 수 있다고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좀 어렵지 않느냐”며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소통, 프로토콜이 제대로 안 지켜졌기 때문에 생긴 것이니까 사과를 드리는 것이다. 어찌 됐든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모든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더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제가 명 씨 관련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명 씨와의 통화에서 “나는 김영선을 해주라고 했는데”라고 한 발언에 대해 “공천에 관해 얘기한 기억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야당은 이 발언을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물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해 달라고 한 적 없다”고 했지만 미공표 여론조사를 보고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인의 조언을 국정농단화하는 것은 우리 정치문화에 맞지 않는다”며 “제 처를 그야말로 악마화시켰다”고 말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사법 작용이 아니라 정치 선동”이라며 “특검을 한다는 자체가 내 아내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에 15분, 기자회견에 125분을 할애하며 “사과” 표현을 12번 썼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했다. 대통령이 무엇에 대해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듯하다’는 질문에 “잘못한 것을 딱 짚어서 하면 제가 사과를 드리고,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겠다”면서도 “사실은 잘못 알려진 것이 굉장히 많다. 그걸 가지고 대통령이 ‘맞네, 아니네’ 하고 그걸 다퉈야 하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는 “진솔하고 소탈했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5대 요구사항을 밝혔지만 진전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친한계 일각에선 “제3자 추천 방식의 김 여사 특검법 요구가 분출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한 담화”라며 “윤 대통령이 끝내 국민을 저버리고 김 여사를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제 처를 악마화… 조언이 국정농단이면 국어사전 다시 정리해야”

[尹대통령 기자회견]
김건희 여사 국정개입 의혹
“아내, 선거-국정 잘되게 도운 것일뿐…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노릇
국민 걱정 끼쳐드린 것 무조건 잘못… 아내가 가서 사과 좀 제대로 하라 해”
金라인 즉각 교체 대신 “시기 생각중”


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7월 8일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호놀룰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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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정치를 잘할 수 있게 과거에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라인’의 실체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에 대해 아내로서 조언 같은 것들을 마치 국정농단화시키는 건 정말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또 우리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고개 숙여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그야말로 저를 타깃으로 해서 제 처를 많이 좀 악마화시켰다”라거나 “선거와 국정이 잘되게 원만하게 도운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상당 시간을 할애해 김 여사를 감싸며 김 여사 국정 개입 등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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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사과 제대로 하라 해”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좀 도와서 어쨌든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얻어먹고 좀 원만하게 잘하기를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그런다면 그것은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를 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제가 검찰총장 할 때부터 일단 저를 타깃으로 하는 거지만 저희 집사람도 침소봉대(針小棒大)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악마화를 시킨 것은 있다”면서도 “우리가 가릴 것은 명확하게 가려야 되고, 저도 제 아내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 되는데, 이렇게 국민들한테 걱정 끼쳐 드린 것은 그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공직자는 아니지만 예를 들어서 대통령이 요새 회의 때 참모들한테 야단을 많이 친다는 말이 있는데 ‘당신 좀 부드럽게 해’ 그런 걸 국정 관여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도 대통령 면전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영부인을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기자회견에서)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원래 기자회견을 순방을 다녀와서 이런 형식이 아니고 우리 방송국 같은 ‘타운홀 미팅’으로 하자고 했다”며 “그래도 순방 나가기 전에 또 (임기 반환점인) 10일 전에 하는 게 좋겠다고 발표가 나간 뒤 밤에 집에 들어가니까, 그 기사를 봤는지 ‘가서 하여튼 사과 좀 제대로 해’ 이런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보고도 괜히 무슨 임기 반환점이라고 해서 그동안의 국정 성과 이런 얘기만 하지 말고 사과를 좀 많이 하라고 했다. 모르겠다. 이것도 국정 관여고 농단은 아니겠죠”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직접 사과에 대해선 “선거 때부터 사람들과 관계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부분은 후보이고, 대통령 당선자이고 대통령인 제가 좀 제대로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런 걸 제대로 못 해서 먼저 일단 제가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 “적절한 시기에 인사 쇄신”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라인’의 실체와 어떤 조치를 검토하냐는 질문에는 “‘김건희 라인’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며 “제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에서) 그랬다. 고위직에 대한 인적 쇄신은 국정 쇄신과 연결되는 문제이고, 실무자들에 대한 것들은 자기가 자기 일 안 하고 엉뚱한 짓을 하고 말썽을 피우면 그것은 계통대로 조사하고 조치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한 대표가 요구한 ‘김건희 라인’ 8명에 대한 즉각적인 인사 조치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정 쇄신 관련 질문에 윤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벌써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면서도 “내년도 예산 심의와 미국 새 정부 출범 등이 한두 달 사이에 전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등까지 감안해 시기는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말 장수 장관 교체 등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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