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대국민 담화] 金여사 논란에 “제 잘못”… 옹호도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국민 담화에서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면서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관련 질문에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해야 하는데, 국민들한테 걱정 끼쳐 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했다. 김 여사 대외 활동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외교 관례와 국익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김 여사를 공식 보좌할 제2부속실 실장(장순칠 비서관)을 정식 발령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대통령 부인에게 뭔가 요구가 오면 그런 걸 받아서 어떤 식으로 할지 대통령 부속실에서 했는데, 부속실도 워낙 바쁘다 보니 (제2부속실이) 그런 것들을 잘하면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국정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적극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서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얻어먹고 원만하게 잘하기를 바라는 일들을 국정 농단이라고 한다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총장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지만 제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본인(김 여사)도 악마화나 가짜 뉴스, 침소봉대로 억울함도 갖고 있을 것이지만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훨씬 더 많이 갖고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 보고도 ‘그동안의 국정 성과만 얘기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래픽=김현국 |
윤 대통령은 야당의 김 여사 관련 특검 도입 요구와 관련해서는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2년 넘도록 수백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김건희를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다”며 “그러나 기소를 못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 요구는)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며 “이것은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하는데, 대통령에 대해 아내로서 한 조언 같은 것들을 마치 국정 농단화하는 것은 정말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는 거라 본다”고 했다. ‘김 여사의 신중한 처신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부부싸움을 좀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에 대해 “어떤 면에서 보면 순진한 면도 있다”면서 지난 대선 기간 김 여사가 밤을 새우며 지지자들이 보내온 문자메시지에 답장한 일화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아침에 일어나 보면 5~6시인데 안 자고 엎드려서 제 휴대폰을 갖고 답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쳤냐. 잠 안 자고 뭐 하는 것이냐’고 하니까 지지하는 사람들, 잘하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 ‘잘하겠다’ 답을 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며 “조금이라도 누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인연을 딱 못 끊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걸 갖고 있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한다”며 “저 자신부터 못 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근본으로 들어가면 저에게 있다”고 했다.
/뉴시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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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명태균씨가 언제까지 연락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제가 제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는 없는 거라 그냥 물어봤다”며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얘기를 하는데, 일상적인 것이 많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와 한 통화 녹음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축하 전화를 받고 어쨌든 명씨도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를 한 기억이 있다고 제가 비서실에 얘기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 막바지에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냐’는 취지의 기자 질문에 “명씨와 관련한 내용 등 일부는 사실과 달라 인정할 수도 없고 모략이라 그것은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제기된 의혹 중) 사실과 다른 것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다 맞습니다’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언론에 공개한 녹음이 짜깁기가 됐는지 소리를 집어넣었는지, 그걸로 대통령이 맞느냐 아니냐 다퉈야겠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어쨌든 간에 국민들께 이런 것으로 걱정 끼쳐 드린 것은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모든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더 조심하겠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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