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목) 고려대학교 SK미래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 참석한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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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모교인 고려대학교를 찾아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서 깨달은 점과 리더로서의 성과를 공유하고, 청년들이 던진 ‘인생’ 고민에 진솔하게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는 오 시장이 7일 오후 고려대학교 SK미래관에서 ‘리더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섰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어려웠던 유년 시절부터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활동, 정치 행보 등 이야기를 풀어놨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삼양동이라는 동네에서 컸다”며 “서울인데도 당시 전기도 안 들어오고 수돗물도 안 나오는, 숙제를 하려면 해가 떠 있을 때 공부해야 되는 그런 집이었으니 여유가 있던 집은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소년 오세훈에게 유일한 소망이 뭐였냐는 사회자 질문에 오 시장은 “그 시절 담이 있는 집에 사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다”며 “담벼락 있는 집에 살아보는 것이 소망이었다”고 답했다.
일조권 침해 피해 보상 판결을 받아냈던 변호사 시절 얘기도 나왔다. 그는 “부평에 위치한 아파트 새 단지에 주민들이 입주를 했는데 빨래를 널어도 잘 안 마르고 화초 화분은 빨리 죽는 일이 벌어졌다”며 “알고 보니 건설회사가 무리를 해서 한 동을 더 우겨 넣은 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초짜 변호사였는데 판례가 없는 사건이라 많이 힘들었다”면서 “일본 판례 공부해가면서 소송 끝에 결국 이겼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환경권이 인정된 첫 판례로, 일조권이 인정된 계기가 됐다.
스타 변호사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후 금권 선거에 철퇴를 가한 ‘오세훈법’이 제정된 과정도 전했다.
2006년 서울시장에 취임한 후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우여곡절을 겪었던 일, 무분별한 무상급식을 반대하다가 물러난 일, 이후 이어진 10년간의 야인생활 경험 등도 나눴다.
오 시장은 “아프리카에 봉사하러 갔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보람되고 보약같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연이은 패배 끝에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약자와의 동행’, ‘매력도시 서울’을 기치로 진행 중인 혁신 정책들도 소개했다. 특히 ‘트렌트코리아2025’ 기후 감수성 우수 사례로 소개된 ‘기후동행카드’, ‘손목닥터9988’ 등 시민 누구나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사업과 약자동행 취지를 충분히 살린 오세훈표 소득보장정책실험 ‘디딤돌소득’, ‘서울런’, 취약계층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동행프로젝트’등을 통해 약자를 최우선으로 보듬는 행정가이자 정치가로서의 모습도 알렸다.
사회자가 서울을 디자인하고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관된 철학이 있는지 묻자 오 시장은 “당신의 청계천은 뭐냐고 묻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좀 옛날 프레임”이라며 “제 철학은 일상의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 눈 뜨고 집에 들어가서 다시 잠자리에 들때까지 서울시가 관여 안하는 게 없다”며 “큰 한방보다 오히려 일상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해서 그게 모이면 혁명적으로 삶의 질이 올라가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학생들과의 질의 응답도 이어졌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는데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트럼프 당선자는 진짜 승부사”라며 “방위비로 몇조 내라고 하는데 긴장은 해야 되겠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협상의 달인이기 때문에 딜을 하면 된다”며 “우리가 비용 부담할 테니 우리가 못하도록 막아 놓은 거 풀어달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게 바로 핵 잠재력 향상”이라고 강조했다.
양분화된 사회에서 20대 청년들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여러분들이 중심을 잡고 정치를 보는 눈을 키워줘야 한다”며 “현명한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서 고품질 파이터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바뀐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양극화된 지금 사회에서 바람직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며 “여러분이 중심을 잡아주셔야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럴러면 잘 알아야 된다”며 “여러분이 원하는 정치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줄 사람이 누구냐를 잘 지혜롭게 판단하는 유권자가 많은 나라가 결국은 바로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 (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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