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 투자사에서 뇌물 받은 현직 경찰관 1심서 징역 3년

재판부 "사회적 신뢰 크게 훼손돼"

서울남부지법 전경. 뉴스1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경찰관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 정도성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권모 경감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400만 원을 선고했다. 부당이득 2,800만 원 추징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서초서 소속 팀장으로서 다른 경찰에게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다"며 "알선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고발 사건에 대해 불송치 결정이 난 부분을 알려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비록 전과가 없으나 경찰 공무원으로서 사건 당사자와 만나 수사 정보를 알려주는 알선 행위를 하고 죄 의식 없이 금품을 수수했다"며 "사회적인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도 질타했다.

앞서 권 경감은 코스닥 상장사인 A사 관계자로부터 다른 경찰관이 담당한 수사와 관련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현금·한우 세트 등 3,321만 원어치 뇌물을 받은 혐의로 5월 구속 기소됐다. A사는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자된 상장사로, 검찰이 1조6,000억 원대 피해를 일으킨 '라임 사태'를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뇌물이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

권 경감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있고 실제로 돈을 받은 건 두 차례에 걸쳐 200만 원을 받은 사실뿐"이라며 "본건 기소는 많은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했다. 권 경감은 최후 진술에서 "불철주야 소임을 다하고 있는 12만 경찰관들에게 누를 끼쳤다"며 "염치없지만 선처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