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밥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퍼지는 현실에 대해 의학·영양학계 등에서는 쌀밥 식단의 건강·영양 기능성을 바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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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쌀밥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퍼지는 현실에 대해 의학·영양학계 등이 아쉬움을 표하며 쌀밥 식단의 건강·영양 기능성을 바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농협 미래전략연구소는 제29회 농업인의 날을 기념해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쌀의 가치 재발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가정의학회장)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이기원 서울대 푸드데크학과 교수 등 발표자들은 '쌀밥이 건강한 한식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식을 쌀밥 중심의 식단으로 정의하는 동시에 쌀밥 식단의 영양학적 균형성과 건강 기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식습관이 변화하고 건강식 열풍으로 쌀밥이 혈당을 높이거나 살 찌기 쉬운 고(高) 탄수화물 식단 등이란 오해가 커지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역시 1984년 이후 지난해까지 39년 연속 줄어들며 57%(130.1→ 56.4kg)나 감소한 상태다.
2004년부터 한식과 쌀밥의 건강 기능성과 관련한 연구를 오랫동안 이어왔던 강재헌 교수는 최근 쌀밥 중심의 한식이 혈당을 높이는 식단, 살찌기 쉬운 식단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강 교수는 "쌀밥 중심의 식단 자체는 지방 섭취가 적고 식이섬유소,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히 함유돼 있으며 단백질이 적당히 조화를 이룬 형태"라면서 의학적으로나, 영양학적으로나 문제가 없다고 오해를 바로잡았다.
특히, 쌀밥의 강점으론 △쌀과 물 외에는 다른 첨가물이 없고 △밀가루 등과 같이 곡물을 으깨거나 갈아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첨가물이 없단 점은 음식의 맛과 향이 강하지 않아 다른 반찬과 잘 어울려 영양 균형을 이루기 좋다. 또한, 곡물의 형태를 유지하면 식이섬유 성분이 충분히 보존할 수 있다. 따라서, 곡물 가루를 사용한 빵과 국수와 비교해 쌀밥은 소화 과정이 천천히 일어나 포만감을 유지하고 식사량 조절에도 유리하다.
반면, 최근 쌀밥 식단이 받고 있는 오해에 대해선 우리 사회의 식습관의 변화가 실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침밥을 비롯해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 시간이 들쭉날쭉해지거나 △육류 섭취가 늘어나며 지방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간편식과 패스트푸드 섭취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쌀밥 식단이 아닌 이런 요인들이 혈당 상승, 비만 유발, 대장암 증가 등 우리 사회에 여러 건강 문제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쌀밥 식단의 건강 기능성은 과학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규명되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강 교수 연구팀이 호주 시드니대병원 연구진과 함께 2014년에 수행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이 연구는 호주 시드니대병원 입원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쌀밥 식단의 비만 등 건강지표 영향을 분석했다. 이들 환자는 모두 체질량지수(BMI) 25~60 수준의 비만병 환자였으며 절반씩 2개 집단으로 나눠 1일 2끼씩 한식 도시락을 제공하거나 기존의 서구식 식단을 유지하면서 식이 조절을 할 수 있도록 식료품 구매 바우처를 제공했다.
이 결과 한식 도시락을 먹은 환자들은 하루 500Kcal를 더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율이 12% 증가했음에도 체중 변화에 차이가 없었고 복부비만이 크게 개선했다. 구체적으론 이들 환자의 평균 혈당은 5mg/dL 줄어 당대사 기능이 개선했으며 허리둘레는 5.1cm 줄어 양식을 섭취한 환자군(-3.4cm)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특히, 배고픔을 느끼게 해 식욕을 당기게 하는 '그렐린 호르몬'의 분비량 증가 수준도 12주 동안 절반에 그쳤다.(한식군 74.9mg/ml, 양식군 145.0mg/ml)
이를 바탕으로 강 교수는 "쌀밥 식단은 적절한 식욕 수준을 유지하면서 복부비만,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LDL) 등 비만 지표를 낮춰 더 건강하게 체중을 조정할 수 있다"며 "여러 연구를 통해 서구식보다 기능적으로 더 효과적이란 사실을 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 증진과 비만 개선을 위해선 단순히 탄수화물 섭취를 피하는 것이 아닌 영양 균형이 더 중요하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해당 발표와 관련해 이후 패널 토론에서 윤명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에게 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어 윤 사무총장은 "쌀을 어떻게 조리하고 무엇과 같이 먹어야 하는지 등 쌀밥을 건강하게 먹기 위한 방법에 대한 교육과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쌀의 영양학적 가치와 쌀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쌀밥에 대한 부정적 정보만 노출하는 현실은 문제가 크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강재헌 교수가 소개한 연구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비만 연구 및 임상 적용(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에 2014년 발표됐으며, 다음 링크(https://doi.org/10.1016/j.orcp.2012.06.006)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지현 객원기자
6일 오후 농협 미래전략연구소 \'쌀의 가치 재발견 심포지엄\' 패널 토론 모습. 왼쪽부터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이기원 서울대 푸드데크학과 교수 △정세희 농림축산식품부 전략작물육성팀 사무관 △천아름 농촌진흥청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관 △김훈 한국심품연구원 안전유통연구단 책임연구원 △최지현 GS&J 시니어이코노미스트 △이해영 상지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김동규 동네정미소 대표 △박재민 농협 미래연구소장. 최지현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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