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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4년 만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체제로 복귀하면서 국내 건설사의 손익계산이 분주하다. ‘미국 우선주의’와 ‘약달러 지향’ 정책 등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가운데 러·우 전쟁 종식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해외 수주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 확대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폐지 우려도 공존하는 만큼 장밋빛 미래만 기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하 기조 변동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7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기회는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업계 전체로 봐서는 트럼프 체제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수주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다만 그 시점이 언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오느냐가 관건이다. 현지 법과 인력 채용 등의 조건이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확대 전망에 대해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정리와 트럼프’ 보고서에서 “대형원전과 소형원전(SMR), 우크라이나 재건, 북미 블루 수소, 미국 리쇼어링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SMR은 AI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미국 내 개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우크라이나 재건은 실질적인 공사 가능 여부와 수익을 확인해야 하지만, 기대감(센티멘탈) 측면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북경협주도 마찬가지”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정KPMG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33년까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는 총 4863억 달러(약 67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건설사 중에선 △현대건설(우크라이나 송변전 사업) △제일엔지니어링(우만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사업) △삼부토건(스마트시티 4.0 프로젝트 업무협약)이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상태다.
다만 트럼프가 집권 1기 시절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쳐온 점을 고려할 때 중동 전쟁은 확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때문에 해외 수주 확대를 마냥 낙관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또 트럼프가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비판적이란 점은 악재다. 칩스법이 폐지된다면 미국 반도체공장에서 보조금을 받고 사업을 진행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건설부문, SK에코플랜트 등 그룹사 물량을 수주한 건설사들의 일감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총 170억 달러를 투자해 4나노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으로, 건설 단계별로 총 64억 달러(약 8조9355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기로 약정한 상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이 사업 신축공사를 수주해 19억 달러(약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실적을 올린 바 있다.
국내 주택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 변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주택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후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국 내 수입 물가 상승, 법인세율 인하 등에 따른 재정 악화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가능하고, 이는 국내 금리 상승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트럼프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계에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 모두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우상향 중인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정용욱 기자 (drag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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