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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후보 사퇴 너무 늦었나…민주당 뼈아픈 패배 분석[트럼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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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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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선에서 대패한 미국 민주당이 반성과 함께 결과를 받아들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 책임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독자적인 이미지 구축 실패, 경제 문제 대처 미흡 등 패배 원인 분석이 이어졌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패배 이후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표출됐다.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그가 대선 후보 사퇴를 결정한 시점이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히고 올해 중순까지도 선거 운동을 이어왔다. 지난 6월27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첫 TV 토론에서 참패하고 3주가 지난 7월21일에야 후보직을 내려놨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갑작스레 등판했다.

한 민주당 기부자는 “바이든은 왜 그렇게 오래 버텼을까? 그는 (건강 상태를) 감추지 말고 훨씬 일찍 내려 놨어야 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아무도 그에게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문제는 바이든이기도 하지만 그의 핵심 측근들이기도 하다.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다.

그 결과 해리스 부통령에겐 대선 투표까지 100일 남짓한 시간만이 주어졌다. 노련한 트럼프 당선인에 비하면 약체인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불리한 여건이었다. 한 달 만에 모금액 5억4000만달러(약 7525억원)를 돌파하고 TV 토론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후보 교체 효과를 누렸으나, 끝내 패배하면서 짧았던 준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한 관계자는 해리스 부통령이 “비행 중에 비행기를 만드는 것처럼 선거를 준비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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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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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지나치게 일체화된 이미지를 가져가며 현 정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을 고스란히 흡수한 것도 패배 요인으로 꼽힌다. 지지율이 침체되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을 분리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ABC 방송에 출연해 ‘나라면 바이든과 무엇을 다르게 했을까’를 묻는 질문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심지어 부통령의 측근들이 ‘왜 그렇게 바이든 대통령을 놓지 못하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 보좌관은 “바이든이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민주당과 해리스가 패배한 유일한 이유는 바이든”이라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2020년부터 같이 뛴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자신의 활동을 부인하기는 어려웠으리란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은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못했다. 폴리티코는 “해리스는 바이든의 유령을 충분히 묻어버리지 못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후보’라는 인상을 심는 데 실패했다”고 짚었다. 여론조사 전문가 프랭크 런츠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유권자는 트럼프에 대해선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해리스의 첫날, 첫 달, 첫해에 대해선 더욱 알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물가 상승, 더딘 경기 회복 등 경제에 대한 불만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 3분의 2는 경제가 ‘별로 좋지 않다’, ‘나쁘다’고 평가했다.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유권자 중 69%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표를 던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낮은 실업률, 경기침체 우려 감소, 주가 상승 등을 내세웠지만 유권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WP는 해석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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