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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중동 갈등 끝낸다" 트럼프, 웃는 네타냐후·초조한 하메네이[트럼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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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위대한 동맹"…"11·12월 긴장 고조할 수도"

이스라엘-아랍 연대 강화…이란 압박 수위 높일 듯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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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당선되며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도 전환점을 맞게 됐다.

미국 역사상 가장 친(親)이스라엘적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한번 이란 고립 전술을 펼치는 한편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와 친이스라엘 기조 사이에서 줄타기할 전망이다.

우선 그는 선거 유세 기간 내내 중동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4월 휴 휴잇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갈등에 대해 "갈등을 끝내고 평화로 돌아가서 사람을 죽이는 것을 멈추자"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서 평화를 이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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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당선 연설을 갖고 “우리는 국경을 고칠 것이며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고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https://i.news1.kr/system/photos/2024/11/7/6971280/6971280_high.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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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위대한 동맹"…"11·12월 긴장 고조할 수도"

그간 바이든 행정부의 휴전 압박을 받아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환영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당신의 역사적인 백악관 복귀는 미국에 새로운 시작을 제공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위대한 동맹에 대한 강력한 재헌신을 제공한다"며 "이것은 엄청난 승리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등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데다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했다.

또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 길을 열기도 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아랍 국가 간 외교 관계를 수립하며 관계를 정상화한 협정이다.

다만 이 같은 정책은 이란을 주축으로 한 시아파 벨트를 더욱 고립시키며 역내 긴장감을 키우기도 했다.

이 탓에 '전쟁 종식'을 공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오히려 불안정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북아프리카(MENA) 프로그램 책임자 사남 바킬은 알 아라비야에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와 레바논에서 진행 중인 활발한 군사 작전을 종식하려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신이 미국 대통령이었다면 하마스의 10월7일 공격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지역의 불안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위기그룹의 이스라엘 전문가인 마이라브 존스제인도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을 어떻게 다룰지 미지수라고 일축했다.

그는 AFP에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쟁 국면 속에서 취임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 종식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CNN에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공식적으로 집권하기 전에 일을 끝내라고 말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11월과 12월에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때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일했던 정치전략가 나다브 슈트라우클러도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잠재적으로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대결에 다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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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 사람들이 이란 국기와 미사일 모형을 들고 자축하고 있다. 2024.04.15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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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아랍 연대 강화…이란 압박 수위 높일 듯

트럼프 2기에서는 이스라엘-아랍 국가 간 아브라함 협정을 강화하는 한편 대(對)이란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아브라함 협정을 강조하며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추가적인 정상화 협정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알 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승리한다면 그것(아브라함 협정)은 모든 사람을 끌어들이는 절대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그것은 중동의 평화이고,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소속인 보아즈 비스무트도 CNN에 "트럼프의 당선이 적절한 시기에 이뤄졌다"며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전쟁이 종식되면서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은 이란에는 악몽과도 같다. 아브라함 협정의 골자는 아랍과 이스라엘을 묶는 것인데, 이는 결국 이란과 친(親)이란 세력을 압박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5월 이란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듬해에는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테러단체로 지정했고, 2020년에는 IRGC의 정예군인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 암살을 승인했다.

바킬은 "(트럼프 2기에서의) 또 다른 가능성은 이란에 최대 압력을 가하는 '이란 2.0'"이라며 "다만 반드시 합의나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중동에서 이란의 기동성을 제약하고 억제하려는 노력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BBC도 "대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며 이란의 가장 강력한 군사 사령관인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사살한 그의 행정부 정책으로 복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의하는 것이 '불확실성'인 만큼 아직 어떠한 대외 정책도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미-이스라엘 관계 전문가인 우디 조머는 "트럼프는 주로 자신의 직감에 따라 이러한 세력들 사이를 항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그의 접근 방식을 정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란 측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큰 변화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제라니는 "미국과 이란의 일반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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